AI에 딱맞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K-반도체가 주도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21-02-17 14:59 수정일 2021-05-16 09:23 발행일 2021-02-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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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세계 최초 인공지능 HBM-PIM 개발
삼성전자, 세계 최초 인공지능 HBM-PIM 개발. (사진제공=삼성전자)

K-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D램의 한계를 뛰어넘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서둘러 개발, 미래 융합기술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사회 전분야로 확산하면서 최근 양사는 딥러닝 가속기, 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경쟁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17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PIM’ 역시 저장(메모리)과 연산(프로세서)을 통합한 신개념의 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 처리가 가능해 기존의 반도체보다 저전력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고성능 AI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데 적합한 반도체로 꼽힌다.

SK하이닉스도 팔을 걷었다. HBM 메모리 기술을 2013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고, 2019년에는 AI 시스템에 최적화한 HBM2E 메모리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작년 말엔 그 첫 성과로 SK텔레콤과 공동으로 데이터센터에 적용이 가능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X220’을 출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사피온X220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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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함께 선보인 AI 반도체 ‘사피온 X220’. (사진제공=SK텔레콤)

전문가들은 앞으로 D램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의의 경쟁을 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를 유지하면서 신제품 개발을 놓고 경쟁해왔다. 10나노급 D램의 경우 2세대 제품을 삼성전자가 2017년 12월에 출시하자, SK하이닉스가 11개월 뒤에 개발했고, 3세대 제품은 삼성전자가 2019년 3월에 선보이자, 하이닉스가 7개월 뒤에 내놓는 등 기술 격차를 줄여온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놓고 세계 각국은 물론, 구글이나 테슬라 등 테크 기업들도 치열한 기술 격전을 벌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분야에서 1, 2위를 확고히 하면서 동시에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