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격리 마친 이재용 부회장…삼성 투자 결정 속도내나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21-02-16 10:08 수정일 2021-05-16 09:18 발행일 2021-02-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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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문 발표' 입장하는 이재용 부회장<YONHAP NO-3771>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위해 입장하는 모습. (연합)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주 만에 격리 해제됐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라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의한 4주 격리를 마치고 지난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겼다. 4주 동안 이 부회장은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가능했으며, 코로나19 대응 지침으로 변호인들도 유리 칸막이로 막힌 공간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대화를 나눴다. 이로 인해 변호인들조차 이 부회장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5일부터 이 부회장의 격리가 해제된 데다,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도 2단계로 완화되면서 변호인단은 변호인 접견실에서 대면 접견이 가능해지고 일반인 면회도 허용된다.

이 부회장의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의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현안은 반도체 투자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등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태다. 평택 3라인은 지난해 6월부터 터파기를 시작해 현재 본격적인 골조 공사를 앞두고 있는데, 투자 금액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본격적인 착공(골조 공사)에 들어가면서 어떠한 설비 라인을 넣을 지도 확정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의 반도체 공장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이 일부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외주를 검토 중이고, 대만의 TSMC가 올해 미국, 일본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한 상황이어서 삼성도 더 늦기 전에 미국에 추가 투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 공장 인근에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고 용도 변경도 마친 상태다.

다만 대규모 인수·합병(M&A)은 이 부회장 석방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3년 이내 대규모 M&A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만큼, 추후 이 부회장이 직접 M&A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