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벗어나나···연초 수출 회복 '청신호' 켜졌다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21-02-15 14:36 수정일 2021-02-15 17:23 발행일 2021-02-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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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서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이
인천항 부두에 중고 차량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로 휘청였던 수출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고 있다. 아직 연초인 만큼 속단은 이르지만,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석유화학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며 올해 수출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8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9.1%(73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7일)보다 1.5일 많았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39.3%(5억9000만 달러) 늘었다.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던 수출은 같은 해 2월 3.6% 반짝 반등했으나, 코로나19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후 9월 조업일수 증가 등을 이유로 7.6% 반등했다가 추석 연휴가 낀 10월 다시 3.6% 후퇴한 뒤,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5.2%를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11월 6.1%, 12월 7.7%, 올해 1월 6.5%로 4개월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수출이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며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품목별로도 상승세가 뚜렷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57.9%), 승용차(102.4%), 석유제품(37.5%), 무선통신기기(88.0%), 자동차 부품(80.6%) 등이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50~10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끈 반도체 수출은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률과 8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상승세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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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 증가로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40.2%)는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2017년 9월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을 중심으로 백신 보급이 가팔라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경기 회복 추세가 빨라질 경우, 수출 증가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수출 시장별로 살펴볼 때 중국(65.7%), 미국(91.4%), EU(126.1%) 등 3대 시장이 모두 5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8일, 미국은 12월 중순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 역시 현재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수입의 경우, 대표 설비투자 자본재인 기계류(57.4%)와 정밀기기(40.8%)가 크게 늘어났다. 우리 기업들이 경기 회복을 대비해 미리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바이든 시대 출범에 따른 미·중 갈등,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는 변수다. 또 변이 바이러스 확대, 백신 접종 지연 등으로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할 경우, 소비심리 회복 지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로 수출 증가 폭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 “중간재 수입도 같이 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