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해태-삼성-두산 이을 ‘신흥 왕조’ 부상… 올해 FA 시장에서도 ‘큰 손’ 기대

조성준 기자
입력일 2020-11-25 16:33 수정일 2021-06-12 02:35 발행일 2020-11-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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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세리머니 펼치는 NC<YONHAP NO-4593>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두며 창단 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 코칭 스태프 및 선수들이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창단해 이제 10년차에 불과한 NC다이노스가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스, 두산 베어스 등 무수한 우승 기록을 남긴 ‘왕조 구단’의 뒤를 이어 진정한 ‘신흥 왕조’로 우뚝 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뚝심의 두산 베어스를 4대 2로 꺾었다. 2016년 한국시리즈 첫 진출을 비롯해 올해까지 무려 7차례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만큼 패기와 실력을 안정받아온 NC가 드디어 통합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까지 얻게 된 것이다.

NC의 창단 첫 우승은 젊고 패기찬 어린 선수들과 고참들의 환상적인 조화, 선수단과 감독·코칭스태프의 찰떡 호흡, 김택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신생 팀다운 데이터 야구 등이 조화롭게 꾸려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NC에는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한 에이스급 투수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 23세인 구창모는 당장 양현종(KIA)을 이을 확실한 좌완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반기 부상 공백을 딛고 한국시리즈 2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로 분전했다. 평균자책점이 1.38을 기록했다.

4년 전 한국시리즈 막내였던 구창모에 이어 이번에는 약관 스무살의 고졸 2년차 송명기가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1승 1홀드에 자책점이 제로(0)다. 특히 4차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를 2개로 막고 무실점으로 역투해 ‘차세대 에이스’로 확실히 인정을 받았다.

이번 대회 MVP를 수상한 포수 양의지는 NC의 우승을 위해 구단이 125억 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해 성공한 케이스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양의지는 빼어난 투수 리드로 어린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특히 우승 왕조 두산 출신답게 NC에 ‘어떻게 하면 우승할 수 있는 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동욱 감독은 무명의 선수 출신이라는 이력 답게 모든 선수들에게 ‘형님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지휘봉을 잡고 2년 만에 NC를 우승팀으로 이끈 그는 특히 ‘데이터 야구’라는 새로운 개념을 구단에 녹여냈다.

이번 한국 시리즈에서 NC의 모든 타선이 순도 높은 타격과 특히 기회 때마다 득점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주고 미국식 수비 시프트로 두산의 타자들을 맥 못추게 만든 것도 기본적으로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 도입한 데이터 야구 덕분이라는 평이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데이터도 죽은 데이터”라며 “선수단이 데이터를 잘 이해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야구를 코칭 스태프 진이 가감 없이 공유하고 현장에 접목한 것도 코치진의 이해와 공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 감독의 리더십은 더욱 돗보인다.,

김택진 NC 구단주는 거의 매일 구장을 찾아 팀을 응원했다. “오늘 만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그는 양의지와 손시헌 같은 초대형 FA 선수들을 데려오는 아낌없는 투자로 팀의 리빌딩을 도왔다. 올해 NC가 창단 이래 첫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김 대표는 향후 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이번에 마지막까지 자웅을 겨뤘던 두산의 FA 선수인 허경민 김재호 정수빈 같은 수준급 선수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 팀의 주포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지금 전력으로도 내년 시즌을 자신할 수 있는 NC가 이들 수준급 플레이어들을 데려올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제 갓 창단 첫 우승을 한 NC가 확실한 신흥 야구 왕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