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기업 가치 제고에 총력…분사·M&A 적극 추진"

정길준 기자
입력일 2020-10-28 16:03 수정일 2020-10-28 16:03 발행일 2020-10-28 99면
인쇄아이콘
QQWQW
KT 구현모 대표가 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미래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KT)

“기업 가치가 시장에 잘 반영되지 않는 것은 올 하반기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주식시장은 조금 특이한 면이 있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바이오와 같은 성장주에 돈이 몰리면서 시장이 지나치게 왜곡됐다”며 “전통적으로 비즈니스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은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현모 대표는 장기간 성장이 멈춘 듯한 공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은 유의미한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취임 7개월만에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구 대표는 KT의 최근 5년간 CAGR(연평균 성장률)이 1%에 그친 것을 두고 “(같은 기간) 미디어 20%, 기업 IT 솔루션 18%, AI/DX 8% 등 내부적으로 신사업이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며 “집 전화, VoIP(인터넷전화), 국제전화 사업이 5년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모양새는 안 좋아 보이지만 그 안을 보면 엄청난 사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중이다. 전체 임직원 평균 연령은 47세로 높지만, 핵심 기술 조직은 젊은 인력들로 채워나가고 있다. 구 대표는 “회사 내 20~30대 직원이 4500명에 달한다. A(인공지능)·B(빅데이터)·C(클라우드) 영역 컨설팅, 개발 인력은 1500명을 확보했다”며 “인공지능 인재는 매년 300명 이상을 양성해 2022년 1200명 정도가 된다. 충분히 자신감 있다”고 전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모빌리티 부문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기업 가치를 제고했다. KT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구현모 대표는 “자회사 분사 및 상장은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분사·상장을 통한 기업 가치 재평가는 개인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인수·합병(M&A)과 같은 ‘빅 딜’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회사에서 M&A 전문가로 활동한 만큼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고 있다. 구조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내년이 되면 몇 가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SK텔레콤이 통신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인 가운데, KT는 당분간 자사 브랜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