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秋 아들 의혹에 변질된 '대정부질문'…與 "아쉬운 국회" 野 "전략적 선택"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9-19 09:39 수정일 2020-09-19 09:39 발행일 2020-09-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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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p><span style="font-weight: normal;">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는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창일·박수현 전 의원, 제1야당 국민의힘에선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이 나섰다.

이번 한 주도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논란이 계속됐다. 특히 21대 첫 대정부질문과 국방부장관 인사 청문회에서도 추 장관 아들 의혹이 모든 이슈를 흡수했다.

대정부 질문은 국회 본회의 회기 중 국정 전반 또는 국정의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국회의원이 정부에 대해 하는 질문이다. 근본 취지는 국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해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점을 해소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견제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 추 장관이 참석하면서 ‘추미애 법무부장관 청문회’가 돼버렸다.

또한 서욱 국방부장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도 추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이 주를 이뤘다. 서 장관은 18일 국방부장관으로 취임하게 됐지만 그의 군사 정책 보다는 추 장관 아들 의혹 추궁에만 집중된 모습만 보였다.

이를 두고 여당 전직 의원들은 국회의 역할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코로나19와 민생경제 위기 등 시급한 현안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대정부질문이 추 장관 청문회로 변질된 것을 두고 “그래서 국회가 욕을 먹는다. 휴가 2~3일 연장을 두고 정치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의원은 “이 나라가 코로나19 이후 할 일이 태산 같은데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연일 창피하다”며 “20대 국회가 썩었다고 지적을 받았는데, 21대 국회는 유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서도 “이슈가 되지 않은 현안을 두고 받아쓰고 있다”며 “언론은 쓴 소리를 해야 하는데, 이슈화 시키려고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현 민주당 전 의원도 “(국회가) 너무 아쉽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를 바라보며 국민은 21대 국회에 정말 많은 갈증과 기대를 가지고 계신다”며 “코로나 국난과 민생경제와는 동 떨어진 추미애 장관 아들을 둘라싼 정쟁만으로 얼룩진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장관 인사청문회 역시 그 본질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만 일관하는 모습을 볼 때 국민의 심려가 클 것이다”라며 “의혹을 제기한 야당이나 방어에 나선 여당이나 정쟁을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는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주요 정치 현안이 있을 경우 전략적으로 이를 부각하는 것이라며 정책적인 부분도 집중하고 있지만 이슈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경 국민의힘 전 의원은 야권에서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더욱 힘을 쓰는 이유를 두고 “숫자가 적은 야당에서는 불행하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등의 현안을 합리적으로 지적해 놓는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반향은 크지 않다. 야당 입장에서는 구미에 맞는 이슈 선택도 좋은 돌파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추미애 장관 의혹을 통해서 코로나19와 경제 현안과 연관 지어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며 “야당 입장에서는 여론이 야당을 쳐다보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일표 국민의힘 전 의원은 “대정부 질문은 국정을 감독하거나 견제해 정책을 건의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자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야당 모든 의원이 추 장관에만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에서 자세히 보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며 “추 장관 논란이 핫이슈인데, 대중들은 정책적인 이슈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 장관이 초선 의원을 깎아 내리는 표현과 오만한 답변, 억지 쓰는 모습을 야당으로서 부각시켜야 하는 측면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