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헤테로지니어스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9-08 14:07 수정일 2021-04-30 13:27 발행일 2020-09-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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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지니어스(heterogeneous)란 다양성을 용인하는 ‘이질적’ 성질을 말한다. 폐쇄성을 특징으로 하는 호모지니어스(homogeneous)와 대비되는 말이다. 헤테로지니어스가 용인되는 사회나 조직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하기에 다양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14세기에 유럽이 르네상스 시대로 꽃피웠던 것도 헤테로지니어스의 다양성이 가져온 시너지 덕분이었다. 수많은 인종과 세대가 어우러져 완전히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고대나 중세와 달리 이슬람을 비롯한 다른 세상의 문화와 사람의 이동이 제한받지 않고 사상의 다양성이 허락되자 그것이 창조와 자유로 발현된 것이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는 헤테로지니어스 문화가 자칫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부작용도 낳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리콘밸리다. 이곳에서는 최고 수준의 다양함이 용인되는 속에서 수 많은 창조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늘 경쟁자보다 절대 우위에 있어야 하다는 절박감, 최고를 만들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이 또 다른 호모지니어스를 만들어 낸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