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베커 가설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8-13 14:31 수정일 2020-08-13 14:33 발행일 2020-08-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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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커 가설’은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 시카고대학 교수의 이름을 딴 가설이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어날 수록 출산율은 떨어진다는 이론이다. 베커 교수는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 노동자로서의 몸값이 올라가게 되고, 그 결과 자녀를 양육하면서 치러야 할 기회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출산과 양육에서 오는 편익이 비용보다 많아야 아이를 낳는데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왜 저출산 극복이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런데 한국재정학회가 올해 펴낸 ‘재정학연구’에서 베커 가설을 뒤집는 주장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학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합계출산율을 비교한 뒤 “일하는 여성이 늘어날수록 출산율도 증가했다”는 새로운 결과를 내놓았다. 학회는 나아가 “우리나라가 효과 없는 저출산 대책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스웨덴 등 저출산 탈출국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저출산 예산 비중이 낮다”면서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더 지원 규모를 늘려야 저출산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