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귀십칙(鬼十則)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7-28 14:02 수정일 2020-07-28 14:03 발행일 2020-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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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광고회사인 덴쓰에서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때 직원 한 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것이 ‘과로 자살’이라고 해 큰 논란을 빚었다. 당시 덴쓰는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 강도를 강요하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 직원 역시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낮춰 달라며 호소했다고 한다. 결국 법원은 이 직원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 즉, 과로 자살로 인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덴쓰의 4대 사장인 요시다 히데오가 만든 ‘덴쓰에서의 10가지 일하는 법칙’, 이른바 ‘귀십칙(鬼十則)’이 알려져 경악케 했다. 예를 들어 ‘한번 일을 맡으면 놓치지 말라. 살해당해도 놓지 말라. 목적을 완수할 때까지’라든가, ‘늘 머리를 회전시켜 모든 방면에 신경 쓰고 한 치의 틈도 생겨선 안된다. 서비스는 그런 것이다’, ‘마찰을 두려워하지 마라. 마찰은 진보의 어머니, 적극성의 비료다’ 등등 살인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근무 수칙들이었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근무 문제로 자살한 사람이 지난 2017년에 1991명이었는데 그 중 28.4%가 ‘일의 피로’였다.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한 자살보다 압도적인 1위였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