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개발 ‘내후성 시험방법’ 국제표준 제정… 해외진출 발판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20-07-27 11:00 수정일 2020-07-27 11:00 발행일 2020-07-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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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안 후 선진국 견제 뚫고 8년 만에 확정
내후성시험
변색된 자동차 부품 예시.(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장기간 햇빛, 비, 바람 등에 노출되는 실외 사용제품은 갈라지거나 변색되는 등 제품의 물성이 저하돼 교체나 도색 등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이런 내후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험 방법이 국내 기술로 개발돼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방법’에 대한 표준안을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제안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발간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2013년에 국산 시험장비를 기반으로 최초 제안했지만,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된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시험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광(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 실시함으로써 시험기간을 종전의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약 8개월 시험으로 2년간의 사용 결과가 예측이 가능하다.

종전에도 시험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청명한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되는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내후성국제표준
시험편 거치대 사진.(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반면 이 시험방법은 야간에도 인공 태양광으로 사용 환경을 재현해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시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기후지역에서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시험장비를 적용한 내후성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됨으로써 해당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도 우리 시험장비의 구매가 기대되는 등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국표원 원장은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의 장비를 사용한 시험방법을 국제표준으로 만들어 장비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가운데, 국산 시험장비를 적용한 국제표준이 제정돼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2.0 전략’과 연계해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검사 장비를 활용한 시험방법 등의 국제표준화를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