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올리가르히(oligarch)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7-20 14:09 수정일 2020-07-20 14:11 발행일 2020-07-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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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가르히’는 원래는 러시아의 신흥 재벌을 지칭하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에 존재했다는 ‘소수자에 의한 정치 지배’ 즉, 과두정치를 의미하는 ‘올리가키(oligarch)’가 어원이다. 이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에 30여 경공업 사업 분야에서 독점을 허가받았다. 소련연방 해체 이후 국영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정경유착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이들은 언론과 산업 전반을 장악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사실상 러시아의 경제와 정치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러시아 마피아의 몸통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올리가르히라는 용어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물론 우버의 트레비스 캘러닉 등 글로벌 기술 기업 창업자들을 ‘미국판 올리가르히’라고 부른다. 이들은 기술 기업을 일으켜 막대한 부를 축적했음에도 조직 내 노동 문제나 인권 문제 등에 관해선 좀처럼 성의를 보이지 않는 공통점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직원들을 감시하고 노동력을 뽑아 먹으려고 혈안이 되었지, 직원들의 노동 환경이나 복지에는 반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