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6년 연속 200만달러 멀어지나… 전년比 22.4% 급감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20-07-15 13:20 수정일 2020-07-15 15:35 발행일 2020-07-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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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신고기준 76억6000만억달러, 도착기준 47억달러
박정욱 산업부 투자정책관
박정욱 산업부 투자정책관이 정부 세종청사에서 ‘2020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신고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76억6000만달러, 도착기준은 23.9% 감소한 47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하반기 대규모 FDI 계획이 아직 불투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국의 불확실성마저 높아진 상황이어서 우리나라의 6년 연속 FDI 2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간 이동 제한과 불확실성 증대로 글로벌 FDI가 감소한 가운데, 지난 5년간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우리 FDI도 본격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FDI 감소 폭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1분기 기준 미국과 일본은 각각 35.5%, 80.9% 급감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노력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연구개발(R&D) 센터 등 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진행한 것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소부장 분야의 경우 3000억달러 규모의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시설 관련 투자(미국)와 2억5000만달러 규모의 기업용 대형 프린팅 연구개발 관련 투자(네덜란드)를 유치했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미국 A사가 2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섰고, 미국 B사는 배송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정보기술(IT) 개발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 신산업 투자 신고 금액은 38억1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전체 FDI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8.1%에서 49.7%로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자상거래,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분야에 대한 투자 유치 기회도 확대됐다. 케이만군도 C사는 국내 유명 온·오프라인 교육서비스 기업에 1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고, 미국 D사는 건강기능식품 대량생산을 위한 조직배양 기술 R&D 시설에 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하반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엔 무역투자개발회의(UNCTA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전 세계 FDI는 작년 대비 40% 감소한 1조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5~10% 추가 감소해 9000억달러 이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역시 대규모 FDI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부는 올해 하반기에 일정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박정욱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소부장 2.0 전략과 연계해 국내·외 첨단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세계적인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제도 개선과 지속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이어가겠다”면서 “하반기에 외국인투자가 몰리는 경향을 보이면서 지난해에 5년 연속 200억달러 이상 투자를 달성한 만큼, 정부도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