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하치부(村八分)’는 마을 집단 따돌림을 뜻한다. 마을 전체가 특정인이나 가족을 따돌리는 징벌적 행위다. 잘못한 사람들을 벌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특정인들과 절교할 것으로 선언하고, 이들을 마치 투명인간처럼 취급한다. 평소 아는 체 안하는 것은 기본이다. 결혼식이나 성인식은 물론 출산이나 간병, 여행, 집 증·개축에 심지어 수해 예방 등 상부상조가 필요한 마을의 크고작은 중요한 일에서 철저히 외면 당해 일체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마을의 집단 이지메인 셈이다.
일본에서는 따돌림이라는 뜻의 이지메가 보편화되어 있다. 학교 생활에서부터 이지메가 일반화되다 보니 사회인이 되어서도 같은 인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통계를 보면, 학교 내 집단 따돌림으로 정식 인정된 이지메 건수가 54만 3933건에 달했다고 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13만 건이나 폭증한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갈수록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이지메가 42만 5844건으로 전체의 78%에 달했다고 한다. 일본 초등생 인구를 감안하면 20명 중 한 명이 이지메를 당했다는 얘기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