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요 2년 연속 하락 전망… 힘빠지는 韓 성장동력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20-07-08 09:44 수정일 2020-07-08 16:53 발행일 2020-07-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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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 ‘2020년 상반기 에너지 수요 전망’
주유소
국내 한 셀프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내 에너지 수요가 2년 연속 하락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수송·건물 등 모든 부문에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에너지 수요는 경제 성장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 경제 성장동력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0년 상반기 에너지 수요 전망’에 따르면, 올해 총 에너지 수요는 지난해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의 경우 총 에너지 소비는 전반적인 경기 하락으로 전년보다 1.3% 줄어든 3억350만TOE(석유환산톤)이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올해는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경제 성장률 상승 등으로 에너지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기대와는 달리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에너지원별로 올해 석탄과 석유는 작년과 비교해 각각 7.7%, 1.0% 줄고 원자력과 가스 수요는 각각 12.2%, 1.0%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은 정부의 탈 석탄 정책 등 석탄발전 감축 대책에 따른 발전소 가동률 하락과 산업용 무연탄·유연탄 소비 감소로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다. 석유는 수송 부문에서 큰 폭(5.9%↓)의 감소세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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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수요는 탈 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작년 8월 신고리4호기, 올 10월 신한울1호기의 신규 원전 진입 효과와 원전 가동률 상승으로 증가세가 예상된다. 천연가스 역시 발전용 소비가 늘어나며 수요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산업 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 둔화다. 전기 수요는 산업 및 상업 부문의 침체로 0.6% 줄고,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산업 및 수송 부문의 소비 정체로 0.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 산업(0.1%↓), 수송(5.7%↓), 건물(1.2%↓) 등 전 부문에서 에너지 수요가 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고 소비가 줄어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의 영향으로 산업 에너지 소비가 줄면서 생산성마저 감소하고 있다”면서 “국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상승이 아닌 하락 추세에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2차 유행이 확산돼 또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면 에너지 수요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대로 코로나19 영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면, 산업·수송·건물 등 모든 부문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에너지 수요 감소분의 영향에 따라 연간 증가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