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공연예술축제의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MODAFE2020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5-13 20:00 수정일 2020-05-13 20:04 발행일 2020-05-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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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희망을 부르는 '춤사위' 39회 모다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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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 출품작들(사진제공=MODAFE 사무국)

“코로나19로 해외 아티스트들이 못 오시지만 국내 여러 안무가님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됐으니 전화위복의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로 39회를 맞는 국제현대무용제(5월 14~29일 아르코예술극장·이음아트홀·네이버TV·V라이브,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2020, 이하 MODAFE2020)의 홍보대사인 배우 이엘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 속에 치러지는 행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이엘
제39회 모다페 홍보대사 이엘ⓒ에스콰이어(사진제공=모다페 사무국)

10년 전 성균관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유료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았던 이엘은 “지난해 정경호씨가 홍보대사가 됐다고 했을 때 부럽고 샘났었다”고 할 정도로 못말릴 MODAFE, 더 나아가 현대무용 열혈관객이다. 

매해 현대무용 신의 글로벌 거장, 주목받는 신예 등의 실험적인 무대를 선사했던 MODAFE는 프로그램 전체를 바꿔야하는 위기에 봉착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애초 편성했던 프로그램들의 실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해준 조직위원장은 “취소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근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지속적으로 뛰어난 활동을 하며 본인만의 스타일을 가진 안무가 그리고 출신 학교, 활동 영역 등 어떤 편견도 배재한 유니크한 감성” 두 가지 기준으로 선정한 한국 안무가들로 출연진을 새로 꾸렸다. 

그렇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설 무대를 잃은 안무가들의 예술에 대한 열망으로 꾸린 MODAFE2020은 ‘리틀 히어로, 컴 투게더!’(Little Heroes, Come Together!‘를 주제로 한다. 기계화돼 가는 세상, 개인이 억압된 개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어려움 가운데서도 삶을 성실하고 알차게 일궈가는 작은 시민들의 삶을 춤사위와 예술로 승화시킨다. 

이에 선정작들은 이해준 위원장의 전언처럼 “지금 현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MODAFE의 고민을 반영해 “그들이 가진 레퍼런스 중 지금에 가장 적합하고 희망을 전달 수 있는 작품들”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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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에서 대구시립무용단이 작품을 선보인다ⓒInmo Hwang(사진제공=MODAFE 사무국)

옥스퍼드 인명사전에 기록된 한국 최초의 컨템포러리 안무가 안애순의 ‘타임 스퀘어’(Time Square)를 비롯해 15년만에 MODAFE 무대로 돌아온 정영두의 ‘닿지 않는’, ‘댄싱9’ 우승자 김설진의 ‘섬’, 2004년 독일 국제 솔로탄츠테어터 페스티벌 1위 안무가 이경은의 ‘오프 데스티니’(OFF Destiny) 등이 ‘MODAFE 초이스 #1’ 섹션에서 선보인다.

이번 MODAF 라인업 중 눈길을 끄는 무대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의 시립무용단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선사하는 대표 레퍼토리다. 정기공연으로 선보였던 ‘군중’ ‘트리플 빌’(Triple Bill), ‘DCDC’ 하이라이트와 신작 ‘더 신 앤드 롱 메시지’(The Thin and Long Message), ‘더 카’(The Car), ‘비’(Be)를 연달아 선사한다. 

MODAFE 2020 메인포스터
제39회 MODAFE(사진제공=모다페 사무국)

더불어 김규진, 김정훈, 박근태, 신창호, 김보라 등 스타 안무가들, 가능성 충만한 신진 안무가들도 대거 동원된다.  

코로나19 여파로 MODAFE는 온라인 생중계를 비롯해 거리두기 객석제를 운영하는 등 생활 방역 규칙을 따른다. 

더불어 참여 안무가 및 무용가들은 공연 시작 전 14일, 끝나고 14일 동안 서울시와 MODAFE가 마련 중인 건강 체크 시스템을 철저하게 따를 예정이다. 

매년 행사 기간 중에 치러지는 포럼 주제 역시 ‘포스트 코로나19, 공연예술축제의 변화와 대응’이다. 

이 포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현대무용, 공연예술축제 등이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매년 마로니에공원에서 관객들과 함께 하던 야외 행사 모스(M.O.S MODAFE Off Stage)는 MODAFE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춤과 노래로 참여하는 ‘모다페 챌린지’로 진행한다. 

시민이면 누구나 창조 과정을 자기화한 영상으로 참여 가능하며 예술가들 역시 3명씩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챌린지 형식으로 함께 한다. 이해준 위원장은 “MDDAE가 끝날 때까지 진행되는 ‘모스’ 영상들을 모아 다시 볼 수 있는 무대를 기획 중”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