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살찌는 아이 걱정? 부모 식습관 함께 고치세요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입력일 2020-04-21 07:20 수정일 2020-04-21 07:20 발행일 2020-04-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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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함소아한의원 이종훈 대표원장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코로나 19로 인해 개원과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이들의 실외활동이 줄고 있다.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에너지를 충분히 쓰지 못하면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잠자리에 늦게 들고, 짜증이 늘며, 잠을 안자려고 하고, 아침에는 안 일어나고, 낮에는 아이가 축 쳐져있는 등 부모들의 걱정이 늘어나는데 그 중에서도 아이 체중 증가로 고민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활동량이 적은 겨울엔 원래 살이 찌기 마련인데 설상가상으로 따뜻한 봄이 돼서도 집에만 있다 보니, 적은 활동량과 함께 늘어난 간식 때문에 단기간에 체중이 느는 것이다.

소아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으로 볼 수 있다. 부모를 닮아 뱃고레가 크고 근육이 튼실하게 발달한 아이는 살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전적인 부분도 좋은 식습관을 지키면 극복할 수 있다. 반대로 날씬하게 타고났더라도 식습관이 잘못되면 당연히 살이 찌게 마련이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와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생활 패턴을 공유하기 때문에 부모의 식습관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밀가루나 인스턴트, 배달음식을 자주 먹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부모의 취향을 아이도 똑같이 닮는다. 따라서 아이가 과체중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하루라도 빨리 아이와 부모가 함께 좋은 식습관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다이어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내 아이의 체중이 정상인지 과체중인지 살펴야 하는데 BMI(체질량지수)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과체중, 비만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식습관 개선이다. 덜 먹고 많이 움직이면 당연히 살은 빠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성인들처럼 굶어서 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요즘같이 실내생활이 길어지며 아이들도 짜증이 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무리한 다이어트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갈등만 조장할 수 있다. 탄수화물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단백질과 섬유질 위주로 배를 채워 굶지 않고 성장에도 도움이 되도록 식습관을 바꿔보자. 고기와 야채로 배를 채우고 쌀밥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가급적 현미나 잡곡 비율을 늘린다. 밀가루 위주의 군것질은 삼가고 식후 약간의 과일 정도만 간식으로 준다. 운동도 무리가 가는 줄넘기나 달리기 말고 빠른 걷기나 자전거, 수영 같은 운동을 권한다.

가정에서의 관리만으로 역부족인 경우에는 식욕을 조절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한약을 통해 살을 빼는 방법도 있다. 다이어트에 주로 사용하는 마황이라는 약재를 아이가 복용해도 괜찮은지 문의하는 부모가 많은데, 마황에 함유된 에페드린이란 성분은 FDA에서 권고한 1일 권장량 150mg을 초과해 한약에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마황은 진해거담 및 발한작용이 있어 비만 치료 뿐 아니라 비염이나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동반한 소아에게 꼭 필요한 약재이기도 한데, 전문가의 진단에 따라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해 식습관 개선 및 꾸준한 운동과 같은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는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