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잊혀서도, 무뎌져서도 안될 2014년 4월 16일…‘2020 세월호: 극장들’, 연대를 ‘論’하다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4-07 19:00 수정일 2020-04-07 19:15 발행일 2020-04-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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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소] ‘2020 세월호: 극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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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극장, 10개팀이 ‘세월호’를 테마로 풀어내는 ‘2020 세월호: 극장들’(사진=브릿지경제DB, 서울연극협회, 혜화동1번지, 안산문화재단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전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위기’로 내몰린 정국에 ‘연대’를 논하는 프로젝트가 채비에 한창이다. 결코 잊혀서도, 무뎌져서도 안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온 나라를 비통함에 빠지게 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주제로 ‘연대’를 실천하는 프로젝트가 4월부터 2020년 내내 진행된다.

2015년부터 ‘세월호’를 테마로 개별극단, 극작가, 유가족들(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등과 연대해 꾸준히 기획공연을 무대에 올려왔던 혜화동1번지가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4개의 극장, 10개 공연팀과 협력해 ‘2020 세월호: 극장들’(4월 7일부터 유동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혜화동1번지를 비롯한 연우소극장, 성북마을극장, 삼일로창고극장 4개의 극장 뿐 아니다. 인권연극제, 퀴어연극제 등과의 접점을 통해 함께 세월호를 고민하고 나누며 재난 혹은 위기에 대처하는 ‘연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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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월호: 극장들’ 포스터(사진제공=혜화동1번지)

김한내, 여름콜렉티브, 인권연극제, 종이로 만든 배, 쿵짝 프로젝트, 퀴어연극제, 프로젝트그룹 쌍시옷, 0set프로젝트,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10개팀은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간을 견뎌온 유가족, 활동가, 청소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과 시간에 주목한다.

2015년부터 매년 공연됐던 종이로 만든 배의 ‘내 아이에게’(4월 7, 8일 성북마을극장)를 시작으로 2018년 세월호 엄마들이 여고생으로 분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장기자랑’(6월 10~13일 혜화동1번지) 그리고 8편의 신작들이 무대에 오른다.

세월호 활동가의 6년 여정을 다각도로 다루는 0set프로젝트의 ‘기록의 기술’(5월 7~10일 혜화동1번지)과 여름콜렉티브 ‘용민지애정술 본풀이’(4월 30~5월 3일 연우소극장), 청소년의 오늘을 따르는 프로젝트그룹 쌍시옷의 ‘아지트, 틴스’(5월 15~17일 혜화동1번지), 사고(事故) 후 경험을 내밀한 내 이야기로 풀어내는 김한내의 ‘추락 I’(6월 17~21일 혜화동1번지)이 초연된다.

더불어 퀴어연극제는 개인의 일상과 거대한 역사가 교차되는 지점에 주목하는 ‘바운더리’(4월 23~26일 성북마을극장), 인권연극제와 쿵짝 프로젝트는 각각 다비드 그리스만, 백수린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간 밖으로’(6월 4~7일 연우소극장)와 ‘참담한 빛’(4월 29~5월 3일 혜화동1번지)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삼일로창고극장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무대화하는 기획 프로그램 ‘전송하는 역사_세월호연극편’(상시), 관객이 배우로 참여하는 김한내 연출의 ‘나 하나 나 둘 나 셋 나 넷’(6월 23~28일)을 진행한다.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전송하는 역사_세월호연극편’이다. ‘세월호 연극’에 대한 다섯 가지 질문에 답하는 셀프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며 다음 인터뷰에 임할 2명이상을 지명해 ‘@’태그하는 방식으로 세월호의 아픔, 부조리, 문제의식 등을 공유하고 확장시킨다. 

37회 서울연극제 내 아이에게
종이로 만든 배의 ‘내 아이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된다(사진=브릿지경제DB, 서울연극협회 제공)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2020 세월호: 극장들’은 공연 종료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고 4개 극장, 10개팀이 2020년 내에 분산해 무대를 마련한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19일까지로 연장되면서 첫 작품인 종이로 만든 배의 ‘내 아이에게’는 유튜브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바운더리‘는 관객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해 회당 8석을 운영한다. 이후 공연들은 코로나19 사태와 정부 지침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찬 바다 속에 잠든 내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 순간의 기억들과 그로 인한 변화, 꾸준히 교감하고 손잡는 세월호 활동가들의 행보, 시간 밖 자식을 만나기 위해 걷고 또 걷는 부모 이야기, 엉켜버린 시간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빛, 재난을 겪은 적도 없고 유족을 알지도 못하며 부모가 된 적도 없는 이들이 무대에 올라 세월호와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는지를 경청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2020 세월호: 극장들’이 논하고자 하는 주제는 ‘연대’의 힘이다.

상처와 고통의 직면과 인정, 치유와 공감 그리고 “비극을 이기는 힘은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 고통 받는 곳에 내미는 연대의 손길 그리고 진실에 다가서려는 숭고한 의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