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재택근무·외출자제 '방콕생활'로 허리건강 적신호

김준영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입력일 2020-03-29 09:04 수정일 2020-03-29 09:06 발행일 2020-03-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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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로 인해 일상이 바뀌고 있다. 퇴근 후 바로 귀가, 재택근무, 외출 자제, 사회적 거리 두기, 자발적 자가격리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있다. 야외활동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에 실내 체육시설도 정부 권고로 휴업을 택했다. 집에 갇혀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운동부족으로 갑자기 체중이 증가한 이가 많아졌다. 이들을 가리키는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에 척추·허리 건강에도 적색 신호가 켜졌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뿐만 아니라 근골격계질환에도 위협적이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신체를 지탱하는 척추와 관절들이 많은 부담을 받기 때문이다. 운동량이 줄어들수록 근육량은 감소하고, 근육의 힘이 떨어지면 몸의 하중은 척추와 관절에 부담으로 전해진다.

집에서 지내는 동안 늘어난 TV, PC, 휴대폰 사용도 척추·허리 건강을 악화시킨다. 거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거나, 다리를 꼬고 허리를 굽히고 목은 내민 채 PC를 하거나, 침대에 엎드리거나 누워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집 안에서 쉽게 하는 행동이 목과 허리에 무리를 줘 통증을 유발한다. 재택근무, 원격강의, 게임, 넷플릭스 및 유튜브 이용 등으로 PC와 관련 액세서리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보도가 이런 우려를 키운다.

척추·허리 질환은 한번 앓으면 재발되기 쉽다.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바른 습관과 운동으로 예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야외활동으로 운동량을 늘릴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집 안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우선 충분한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를 생활화해서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1시간 동안 PC 앞에서 앉아서 일했다면 10분 정도 서서 어깨·허리·손목 등을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게 좋다.

소파보다는 단단한 의자를 사용하고,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이 밀어 앉도록 한다. 허리 부분에 쿠션을 받치면 척추의 만곡을 유지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앉아있는 동안 다리를 꼬거나 가부좌하는 것을 피하고, 고개를 앞으로 내밀지 않도록 주의한다.

집에서 간단한 코어운동을 틈틈이 해주면 금상첨화다. 플랭크·스쿼트는 특별한 기구가 필요 없고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러닝머신(트레드밀)으로 30분씩 빠르게 걷거나 실내자전거 타기로 다리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걷기는 관절에 크게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복부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으로 특히 허리통증 환자들에게 권장된다. 실내자전거는 허리·허벅지·무릎관절을 단련하기 좋은 운동이다.

아파트나 빌라 등 계단이 있는 거주 공간이면 계단 오르기를 권한다. 허리와 허벅지 근육에 자극을 줘 곧은 허리를 만들 수 있다. 다만 평상시 관절이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또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좋다.

집에서 운동을 할 땐 욕심내서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어떤 운동이든 무리하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넘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 격리생활에 들어가면서, 이에 따른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내생활을 오래하면 쉽게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한적한 시간을 골라 가볍게 산책하거나 규칙적인 실내운동으로 기분을 환기하는 게 스트레스를 해소에 도움이 된다.

김준영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