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안녕들 하신지… 오늘도 창살 없는 감옥생활

이정숙 명예기자
입력일 2020-03-26 17:13 수정일 2020-03-26 17:14 발행일 2020-03-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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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기자
서울 시내 경로당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제공

경로당이 문을 닫은 지 한달이상 지났다. 자치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한 달 이상 휴관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여가와 복지를 위한 시설이다. 어르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자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의 공간이다. 감염병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바이러스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공간인 경로당 휴관이 결정됐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경로당 문을 열어달라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어르신들이 답답함을 호소해 온다.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답답해, 우울증에 걸릴 것 같구먼”, “하루 종일 집안에서 텔레비만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어”, “우리가 조심할테니까 경로당 문 좀 열어줬으면 좋겠어.”

이런 민원 전화를 받을 때마다 ‘언제까지’라는 확답을 줄 수 없어 답답하기는 서울시연합회 사무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경로당광역센터에서는 발 빠르게 코로나 19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공유하고 있으며 자치구별 대한노인회 지회를 통해 매일매일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코로나19 관련 전화 안부를 하며 개인 예방수칙 및 건강 체크를 하고 서울시 3400여개 경로당 휴관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연합회 일자리센터에도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이었다가 잠정 중단한 어르신들로부터 “언제 다시 일 할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

비단 경로당뿐이겠는가. 코로나 19로 우리 사회의 모든 공공 및 상업 시설들이 활동을 중단했다. 언제까지 막연하게 기다려야만 하는 건지, 이 시점에서 정말 다른 대안은 없는 지 한번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정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