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Box]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뮤지컬 ‘샤이닝’, 전시 ‘영원의 숲’ 외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2-29 15:30 수정일 2020-03-02 21:54 발행일 2020-02-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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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2월 29~3월 29일 콘텐츠그라운드)그리스로마신화 속 사랑과 질투의 여신이자 결혼의 수호신 헤라,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사냥·숲·달·처녀성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세 여자가 풀어놓는 내숭 없는 사랑과 세상, 강박과 엇갈림 등의 속내가 암전이나 인물들의 퇴장 없는 극 구성, 각 인물에게 주어진 소파 하나, 조명 하나로 단출하게 꾸린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서로에게 비난을 퍼붓던 세 여자들이 진짜 자신을 대면하는 여정에서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편견, 부조리, 불평등 등이 민낯을 드러낸다.

‘줄리엣과 줄리엣’ ‘왕복서간’ ‘헤카베’ 등을 함께 했던 서울시극단의 ‘나, 혜석’을 준비 중인 이기쁨 연출·한송희 작가 콤비작이다. 2016년 3월 산울림고전 극장으로 초연돼 매년 공연되는 작품이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사진제공=창작집단LAS)

초연부터 함께 해온 헤라·아프로디테·아르테미스 역의 한송희·이주희·김희연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더불어 초연부터 제우스를 비롯한 아폴론, 헤르메스, 아도니스, 오리온 등 다양한 남자 신으로 분했던 장세환·조용경, 2017년부터 합류한 이강우가 함께 한다.

뮤지컬 ‘샤이닝’(2월 24~5월 10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정신분석학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실존인물들인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의 이야기를 다룬 2인극. 뮤지컬 ‘샤이닝’은 실제로 1년간 편지를 주고받다 대면해 정신분석학에 대한 의견을 치열하고 활발하게 교류했던 1910년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서로의 꿈을 분석하며 때로는 스승과 제자, 때론 친구, 또 때론 동지처럼 지내던 두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쉐도우’의 등장으로 균열의 길로 들어선다. 프로이트와 융이 실제로 사적 교류를 그만 두기로 합의했던 1913년의 과정 중 하나인 셈이다.

뮤지컬 ‘사의찬미’ ‘로미오와 줄리엣’ 작·연출이자 ‘햄릿: 얼라이브’ 작사·각색, ‘아트’ ‘배니싱’ ‘랭보’ ‘더 캐슬’ ‘경종수정실록’ 등의 성종완 연출작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 역에는 송용진·에녹·김승대가 트리플캐스팅됐고 젊은 학자 융은 이준혁·오종혁·성두섭이 번갈아 연기한다. 그 정체가 모호한 쉐도우는 여섯 배우 모두가 연기하며 프로이트와 융, 두 과학자 간의 질투, 자격지심, 경외 등 다양한 심리를 대변한다.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3월 4일까지 공연 후 22일까지는 잠정중단한다.

버스크 음악극 ‘432Hz’(2월 21~5월 31일 대학로 TOM 2관)
버스크 음악극 432HZ
버스크 음악극 ‘432HZ’(사진제공=고스트컴퍼니)

버스킹을 통해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며 저마다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안을 전하는 성장극.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물을 가장 아름답게 진동시키는 ‘치유의 주파수’ 432Hz를 제목으로 내세워 평온을 전하는 음악을 선사한다.

기타 버스커 한지오와 탭 댄서 주민혁, 가타리스트 하늘, 스트리트 드러머 홍두홍 등 상처받고 좌절하는가 하면 세상과 단절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노래하는 한지오 역에 강찬·김용석·김찬종·박웅(이하 가나다 순), 과거의 사건으로 세상과의 통로를 막아버린 주민혁 역에 문경초·이동수·조현우·한선천, 손목 사고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는 하늘 역에 금조·윤진솔·은가은·허윤혜, 하늘을 짝사랑하는 홍두홍 역에 정인지·조원석·최유찬·최호승이 캐스팅됐다.

전시 ‘영원의 숲’展(Eternal Forest, 2월 27~5월 10일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드라마&다큐멘터리
제2회 공연사진전 ‘드라마&다큐멘터리’전(사진제공=보통현상)

웅장한 생명체인 숲을 테마로 기획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2020년 상반기 기획전시. 앤디 워홀(Andy Warhol),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조지 콘도(George Condo), 헤르난 바스(Hernan Bas), 리우 웨이(Liu Wei), 백남준,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등 개성 9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이 그려낸 숲이 상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고용한 늦겨울부터 봄, 여름, 강으로 살아 움직이는, 혹은 낙원으로서의 상징적 공간인 숲의 다양한 모습이 펼쳐진다. 따로 존재하는 전시가 아닌, 숲을 거니는 콘셉트로 생명력 넘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2회 공연사진전 ‘드라마&다큐멘터리’(2월 24~3월 24일 방송통신대학교 열린관2층 동숭갤러리)뮤지컬, 연극, 무용 등 공연예술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진들을 별도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공연사진전 ‘드라마 & 다큐멘터리’(Drama&Documentary) 두 번째 전시. 13명의 사진작가들이 선사하는 ‘극적인 상황, 순간의 기록’이 펼쳐진다.

연극 ‘인형의 집’ ‘환도열차’ ‘햇빛샤워’ 등의 김솔, 뮤지컬 ‘얼쑤’ ‘유앤아이’ ‘랭보’ ‘환상동화’ 등의 서정준, ‘노트르담 드 파리’ ‘위대한 캐츠비’ 등의 신귀만 등을 비롯해 최근우, 전진아, 전민규, 임다윤, 이지수, 이동훈, 신재환, 박태양, 김용주, 권애진 등 13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