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과거 70년을 회고하고 미래 30년을 준비하다”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1-17 14:00 수정일 2020-01-17 14:04 발행일 2020-01-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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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O20200115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사업 발표
국립극장이 15일 JW매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창설 70주년 기념사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국립극장)

“창설 70주년의 의미가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70주년을 회고하고 미래 30년을 준비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1950년 4월 29일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재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에 창설돼 다음날 유치진 작·허석 연출의 연극 ‘원술랑’으로 개관을 알린 국립극장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 15일 JW매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사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김철호 극장장은 이렇게 발표했다.

그리곤 “그 어려운 1950년에 아시아 최초로 국립극장을 개관해 70여년 후 이런 위상을 굳혀오면서 공연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 선배들의 노력과 열정을 기리기 위한 헌정의 의미”로 창설 7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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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4월 30일 개막공연된 연극 ‘원술랑’(사진제공=국립극장)

“민생이나 삶 자체가 힘들고 팍팍한 시절에 문화를 국가 미래 경쟁력으로 삼겠다고 전세계적으로 선언하고 국립극장과 예술단을 창립·유지한 문화의식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창설 당시의 선언문을 보면 전세계를 상대로 문화선진국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렬한 마음을 읽을 수 있죠. 그런 마음에 답하기 위해 향후 100년까지 하나의 희망으로 엮고자 합니다.”

이에 꼭 창설 70주년이 되는 4월 29일 달오름극장 앞 광장에서 ‘국립극장·국립극단 70주년 기념식’을 치른다. 1부 기념식에 이어 2부에서는 국립창극단·무용단·국악관현악단·오페라단·합창단 등 국립예술단체가 함께 하는 통합 작품이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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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극장장(사진제공=국립극장)

이 공연에 대해 김철호 극장장은 “국립극장의 과거 공연과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공연예술의 위상, 미래 우리 공연예술의 진취적인 내용 중심으로 준비 중”이라며 “기조와 방향만 정해두고 통일성과 독창성을 어떻게 융합할지는 차후 논의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 외에도 국립오페라단의 ‘빨간 바지’(3월 27, 2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국립창극단의 ‘춘향’(5월 14~24일 달오름극장) 초연, 국립무용단 신작 ‘산조’(4월 18, 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무대에 오른다.

‘춘향’을 준비 중인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70년의 무게만큼 제대로 된 공연을 고민하다가 1962년 창극단 창단공연이었던 ‘춘향전’을 떠올렸다”며 “이번 ‘춘향전’은 제대로 꾸려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명곤 연출을 모신 이유는 박초월 명창에게 몇 년 동안 소리를 배웠고 ‘서편제’ 각색, 출연도 했던 분으로 소리의 속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모성제, 마천제 등 판소리 제 중 가장 아름다운 운구와 소리 등 엑기스를 뽑아 12월에 김명곤 연출이 초고를 완성했어요. 1월 중 김명곤 연출, 김선국 작곡가와 논의 예정입니다.”

국립무용단의 손인영 예술감독은 신작 ‘산조’에 대해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최진욱 안무가, 정구호 연출작으로 전통 산조의 다양한 장단에 현대적 감각 불어넣어 한국적 춤사위로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명동예술극장에서는 국립발레단의 ‘베스트 컬렉션’(5월 8, 9일), 국립합창단의 ‘베스트 컬렉션’(5월 15, 16일),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5월 22, 23일)이 이어지며 국립극단의 ‘만선’(4월 16~5월 2일 달오름극장), 국립국악 관현악단의 ‘시조 칸타타’(3월 26일 롯데콘서트홀), ‘2020 겨례의 노래뎐’(6월 17일 롯데콘서트홀) 등도 공연된다.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빨간 바지’에 대해 “1970, 80년대 강남 부동산 개발로 인해 생긴 빈부격차 등을 익살스럽게 해학과 풍자로 버무린 신작”이라고 소개했다. ‘베스트 컬렉션’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받은 ‘원효’ ‘순교자’ ‘천생연분’ ‘처용’ 네 작품을 선별해 간단한 연출이 가미되며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오르고 가수들이 노래하는 갈라 형식으로 선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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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이 15일 JW매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창설 70주년 기념사업 발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국립극장)

6월에는 해외 아비뇽페스티벌에서 선보였던 ‘플레이어스’ ‘마오 II’ ‘이름들’을 연달아 선보인다. 9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작품들에 대해 김철호 극장장은 “세계적인 평가와 국내 수요조사 등을 검토해 결정했다”며 “편편이 나뉘어 있어서 출입이 자유로운 열린 공연으로 관객의 선택에 의해 관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1997년 발레리나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좋은 추억은 스튜디오”라며 “발레단 연습실이 한국무용단 연습실 코앞이었다. 발레 리허설을 하다 쉬는 시간에 한국 무용단 연습을 보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70주년을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극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많은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국립극장이 항상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계속 발전하고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극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