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웃음 포인트’와 ‘귀여움’으로 무장한 뮤지컬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규현·수호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1-14 21:10 수정일 2020-01-14 21:10 발행일 2020-01-14 99면
인쇄아이콘
그윈플렌 역 맡은 규현과 수호
뮤지컬 ‘웃는 남자’ 그윈플렌 역의 규현(왼쪽)과 수호(연합)

“부담감이랄 게 없다고 생각해요. 너무 높으신 선배님이라 존경하면서 작품 잘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웃는 남자’(3월 1일까지) 프레스콜에서 그윈플렌으로 새로 합류한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초연의 박효신과의 비교에 부담감”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리곤 “박효신 선배님, 수호, 박강현 등 초연 배우들에게 장면마다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조언을 많이 얻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어린이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납치돼 입이 찢긴 상태로 버림받은 소년 그윈플렌(박강현·수호·규현·이석훈,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양아버지이자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양준모·민영기), 시력을 잃은 순수한 소녀 데아(이수빈·강혜인), 또 다른 종류의 결핍으로 휘청이는 조시아나(신영숙·김소향) 등이 엮어가는 기괴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다.

열연하는 규현
뮤지컬 ‘웃는 남자’ 그윈플렌 역의 규현(연합)

낭만파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 정치가인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2018년 초연에 이어 재연으로 돌아왔다.

‘지킬앤하이드’ ‘황태자루돌프’ ‘마타하리’ 등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과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콤비작으로 사회 부조리, 인간성 상실, 극심한 신분체계와 차별, 부패정치,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 등으로 팽배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2016년 ‘모차르트!’ 이후) 4년 반만에 무대에 올라 지난주에 첫 공연을 했어요. 시작 전에는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리허설부터 함께 해주시는 배우들, 연출, 음악감독님 등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칭찬을 계속 들으니까 잘하고 있는 건가 싶었죠. 그분들 말을 믿고 했더니 만족할만한 무대를 한 것 같아요. 만족하면 안되는데 저는 첫 공연에 만족을 해버렸네요.”

이렇게 전한 규현은 소집해제 후 첫 뮤지컬로 ‘웃는 남자’에 대해 “군 복무 중 재밌게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작품”이라고 말을 보탰다. 아이돌그룹의 멤버로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입이 찢어진 그윈플렌 분장에 대해서는 “예능 프로그램(신서유기)에서 하도 심한 분장을 많이 해서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며 “입을 찢든 파란 칠을 하든 감흥 없이 분장했다”고 털어놓았다.

재연에서 우스수스로 합류한 민영기는 “저 나이에 나도 저렇게 열심히 했던가 반성했다”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칭찬했다.

“규현이나 준면(수호)이나 아이돌 활동만으로도 바쁠 텐데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호흡할 때 누가 되지 않으려고 미리미리 연습해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히 이 자리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수호, 감미로운 규현의 그윈플렌

열연하는 수호
뮤지컬 ‘웃는 남자’ 그윈플렌 역의 수호(연합)

“준면이를 고등학교 때부터 15년 가까이 알고 지냈는데 뭘 하든 사랑스러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사랑스럽다’는 표현을 많이 하게 돼요. 연습할 대도, 사적으로도, 무대하는 걸 볼 때도요.”

수호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전한 규현은 “왜 ‘면윈플렌’(김준면+그윈플렌)을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고 평했다. 더불어 자신의 그윈플렌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극 흐름에 방해가 안되는 선에서 관객들을 기쁘게 만들고 싶어요. 흐름에 괜찮은지 연출게 여쭙고 재밌는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 중이죠. 좀 더 웃음포인트가 있을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 전하는 규현에 대해 수호는 “좋은 뮤지컬 배우, 가수들이 많지만 제가 직접 들어본 목소리 중 가장 감미롭다”고 장점을 짚었다.

“15년을 듣다보니 익숙해졌었는데 (‘웃는 남자’를 같이 하면서) 최근 가까이서 들으니 한국에서 손꼽히는 목소리가 아닌가 싶어요. 설득력 있는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저만의 그윈플렌 차별점은 막내다 보니 제일 귀여운 것 같아요. 형들이 귀여워 해줘서 그런 것 같고 그래서 연민이 더 느껴지지 않나 싶어요.”

이어 수호는 바쁜 중에도 뮤지컬을 포기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가수로 활동하고 배우로서 영화, 드라마 등에 출연하고 있는데 두 가지를 제가 사랑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노래와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은 저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에요.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크죠. 더불어 뮤지컬은 콘서트에 비해 관객들이 가까이 있잖아요. 가까이서 많은 분들과 제가 하고 싶은 걸 표현한 후에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고 교감할 수 있는 건 특별하고 행복한 일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