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늪' LG 스마트폰, 혁신은 언제쯤?

정길준 기자
입력일 2020-01-14 06:00 수정일 2020-01-14 06:00 발행일 2020-0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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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시릭스
LG V60 씽큐 후면 케이스 유출 이미지.(사진=슬래시리크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클램셸(조개껍질) 폴더블폰 등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제품의 출시를 잇달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조만간 베일을 벗는 LG전자의 후속 모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20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현실화된 만큼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혁신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V와 G 신규 라인업을 공개한다. 회사가 지금까지 고수해온 방식대로 국내에는 V50 씽큐와 V50S 씽큐의 후속작인 V60 씽큐를, 해외에는 LTE 모델인 G9 씽큐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관련 유출 정보를 다루는 슬래시리크스에 업로드된 LG V60 씽큐 후면 케이스 이미지를 살펴보면 LG전자는 신제품에 4개(쿼드)의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갤럭시, 아이폰의 인덕션 형태가 아닌 카메라를 일렬로 배치하는 디자인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고사양 카메라를 여러 대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1인 미디어 시대에 급증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듀얼 스크린 독자노선을 지속해서 걷게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차세대 폼팩터 시장 초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를 비롯해 화웨이 메이트X 등 디스플레이 힌지(접는 부분) 품질 결함으로 수차례 제품 출시가 연기되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LG전자의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품질 개선 작업과 함께 폴더블폰 대중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전작의 스펙을 대부분 계승하면서 일부 사용성을 향상시키는 데 그쳤던 V50S 씽큐와 차별화를 두지 않으면 V60 씽큐의 성공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증권가의 예상치(2500억원대)에 크게 못 미치는 9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어닝쇼크’다. 업계는 해당 기간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이 전 분기 대비 1000억원 이상 확대된 26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고 듀얼 스크린 신제품의 글로벌 출시로 인한 마케팅 출혈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한 데 이어 ODM(제조업자개발생산) 물량을 확대하는 등 생산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혁신적인 제품 없이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힘들 전망이다.

권봉석 LG전자 CEO는 최근 막을 내린 CES 2020에서 “2021년 모바일 턴어라운드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