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웅진코웨이 득템…사상 초유 ‘IT+렌털’ 과감한 실험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19-12-28 10:23 수정일 2019-12-28 15:09 발행일 2019-12-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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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방준혁 의장

게임 개발업체 넷마블이 국내 대표 생활가전 기업 웅진코웨이의 인수가격을 확정하면서 게임과 렌탈 업체라는 뜻밖의 이종 산업간 시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의견과 함께 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전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웅진씽크빅이 보유 중인 웅진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25.05%)를 1주당 9만4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총인수금액은 1조7400억원이다. 이는 넷마블이 지난 10월 웅진코웨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했던 가격(1조8300억원대)보다 900억원가량 줄어든 규모이다.

넷마블은 30일 웅진코웨이 인수에 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계약금 10%를 지급할 예정이다. 수순대로 진행되면 내년 초 인수가 완료되면서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갖게 된다.

넷마블은 “게임 산업 강화와 더불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자사가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IT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넷마블은 웅진코웨이가 플랫폼 사업자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1위 생활가전 렌탈기업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정보기술(IT)을 웅진코웨이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홈은 가전제품을 비롯해 전기나 냉난방 등 에너지 소비장치, 보안기기 등 집안의 모든 것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기술이고, 구독경제 비즈니스는 매달 일정한 사용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렌털서비스의 진화된 개념이다.

이와 함께 넷마블은 강력한 ‘자금줄’도 얻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웅진코웨이는 연결기준 매출액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업계는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웅진코에이는 넷마블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IT 기술과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결합하는 넷마블의 과감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봉철 기자 janu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