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FC 새 감독 김남일 “카리스마 보단 소통의 리더십으로”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12-26 17:10 수정일 2019-12-26 17:14 발행일 2019-12-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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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성남 FC 신임 감독 취임식<YONHAP NO-1511>
김남일 성남FC 신임 감독이 2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 때 강렬한 카리스마로 일세를 풍미했던 김남일 성남FC 신임 감독이 감독 취임 일성(一聲)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김남일 성남FC 신임 감독은 26일 경기 성남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의 감독 롤 모델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며 “선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2020 시즌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선수 시절 거침없는 입담으로 인기를 누렸던 김 감독은 2017년 7월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마음 같아서는 ‘빠따(몽둥이)’라도 들고 싶다”는 말로 논란을 빚은 것을 의식한 듯 “철 없을 때 한 발언은 잊어달라. 이제 선수와 팬들에게 빠따가 아니라 버터가 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올해 팀 운영 방침과 관련해 “올해 성남은 적극성에서 좀 부족했다고 본다”면서 “과감하고 용감한 공격축구, 보다 적극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선 득점이 늘어야 한다”면서 “외국인 공격수를 1순위로 영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가 자신이 추구하는 색깔에 대한 질문에는 “선수들이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남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너무 딱딱하다며 보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선 “구단주는 잔류만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더 부담된다”면서도 “내가 생각하는 목표는 상위 스플릿”이라고 결의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감독직을 제의받았을 때 자신이 없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라며 “자신이 있어 승낙했다”고 말했다.

낯선 성남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그는 “그것 때문에 성남이 날 선택할 게 아닐까 싶다”면서 “성남은 팀 색깔이 젊고 역동적이어서 새내기 지도자인 나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성남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남기일 감독 후임으로 선임된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남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올린다. 고생 많으셨다”면서 “성과를 내야 하는데 부담감이 없지 않다. 평가는 시즌 뒤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최용수 FC서울 감독 등과의 그라운드 대결에 많은 기대를 내보였다. 특히 “가장 기대가 되는 팀은 역시 서울”이라면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가장 이기고 싶은 팀”이라고 말했다. 현역 때 몸담았던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대결 때 기분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애정은 남아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며 “세 팀 다 꺾어보고 싶다”고 결기를 보였다.

김남일 감독은 2000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K리그에 데뷔해 네덜란드와 러시아, 일본 등에서 프로 생활을 했다. 2002년과 2006년, 2010년 3차례 연속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국가대표 A매치에 98경기 출전했다.

2016년 은퇴한 뒤 중국의 장쑤 쑤닝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코치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전남 코치로 재직해 왔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