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준우승 그쳤지만 이정후·강백호·이영하 ‘국제용’ 확인 성과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11-17 22:49 수정일 2019-11-17 22:55 발행일 2019-11-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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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타 치는 이정후<YONHAP NO-5745>
이정후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3차전 멕시코와 한국의 경기에서 5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1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

‘절반의 승리’였다. 당초 최종 목표했던 우승은 놓쳤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대회 최대 성과는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젊은 재목들을 발견했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련미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이번 대회에서 겁 없는 영건들이 맹활약하며 내년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선전 기대감을 높였다.

세대 교체의 선봉장은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정후는 프로 3년차 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대표팀의 주전 중견수로 외야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리고 프리미어 8경기에 모두 출전해 0.385의 팀 내 최고 타율에 4타점 5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모두 10개의 안타를 쳤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5개가 2루타였을 만큼 장타력도 인정받았다. 아직 연륜이 짧아 무리한 도루 등 과욕 플레이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어떤 경기든 전력을 다해 플레이하는 모습에 김경문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떨치지 못했다.

이정후는 특히 일본에서 활약했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점,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점, 여기에 더해 훈훈한 외모까지 어필하며 단숨에 일본 팬들을 사로잡았다.

타자 가운데는 이정후의 1년 후배이자 대표팀 내 단짝인 막내 강백호(20·kt wiz) 역시 확실히 눈 도장을 찍었다. 경기 초반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나왔다가 처음 선발 출장했던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강백호는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녀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대회 최종 0.333의 타율로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

전력투구하는 조상우<YONHAP NO-3980>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투수 조상우가 6회 전력투구하고 있다. (연합)

투수 가운데는 키움 히어로스의 조상우(25)와 두산 베어스의 이영하(22)가 눈에 띄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두 선수는 이영하가 선발감으로, 조상우는 확실한 마무리감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강력한 구위를 자랑한 조상우는 비록 1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실점해 프리미어 무실점 기록이 깨지긴 했지만, 5⅔이닝 동안 1실점하며 평균자책점 1.59의 빼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한국팀이 결승까지 올라오기 까지 조상우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팀이 중후반 위기에 처할 때마다 지체없이 마운드에 올라 거침없는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차세대 한국 최고의 우완 정통파 선발투수감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영하는 17일 결승전에서 초반 흔들려 4회에 조기 강판한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가 한참 물 올랐을 때지만, 이영하는 2⅔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단단하게 지켜냈다. 프리미어 12 대회 중 5경기에 나서 8⅓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만점 활약을 펼쳐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밖에 순도 높은 타격과 수준 높은 유격수 수비로 맹활약한 김하성(키움 히어로스), 올해 KBO리그 구원왕 답게 고비 때 마다 마운드에 올라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하재훈(SK 와이번스)도 해외 스키우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