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나달엔 완패했지만 '확실한 재기'… 세계랭킹 140위 안쪽 넘봐

조성준 기자
입력일 2019-09-01 10:29 수정일 2019-09-01 10:33 발행일 2019-09-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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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OPEN TENNIS <YONHAP NO-0960> (UPI)
정현이 세계 최강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고 US오픈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오랜 부상에서 일어나 메이저 3회전 진출을 이룸으로써 확실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연합)

역부족이었다. ‘세계 최강’ 나달의 벽은 정현에게 너무 견고하고 높았다. 부상 탓이 컸지만 완패를 당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8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세계랭킹 2위 나달에게 0-3(3-6 4-6 2-6)으로 패했다. 이로써 정현은 대회 3회전에서 탈락하며 16강 진출의 꿈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이날 세 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3회전에 진출한 정현은 이날 새로운 역사에 도전했으나 US오픈 3회 우승의 나달에게 완패했다. 이로써 정현은 나달에게 3전 전패의 기록을 남겼다.

정현은 부상과 이전 두 경기에서의 격전의 후유증 탓에 첫 세트부터 실력차를 보였다. 1세트 나달의 첫 서브 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했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놓치지 않으며 초반부터 모든 힘을 쏟았으나 게임스코어 2-3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기면서 백핸드 실수를 범하는 등 급속히 무너졌다.

나달도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첫 서브 성공률이 4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세계 톱 랭커 답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철저히 지켰고, 상대를 압도하는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침착한 플레이로 정현의 실수를 유도했다.

2세트에서는 정현이 게임스코어 2-2까지 접전을 펼치며 분전했으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3세트에서는 나달에게 두 차례나 서브 게임을 빼앗기며 결국 1시간 59분 만에 3-0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나달의 서브 난조에 정현이 서브 에이스에선 5대 4로 앞섰으나 공격 성공 횟수에서 20대 28로 뒤진데다 결정적인 브레이크 상황에서 나달의 노련함과 힘을 이기지 못했다. 특히 실책(37대 26)이 정현의 발목을 잡았다.

정현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나달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최선을 다했으나 범실이 많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정현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허리 부상에 따른 공백을 이기고 메이저 대회에서 3회전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재기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나달 역시 경기 후 “건강을 유지한다면 정현은 어떤 상대와 만나도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나도 부상을 경험해 봤지만 부상을 이겨낸다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라며 “이번 대회가 정현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상금 16만 3000달러(약 2억원)를 받게 된다. 더불어 세계 랭킹도 현재 170위에서 다음주에는 140위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