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칠순의 세가족

임병량 명예기자
입력일 2019-08-29 13:58 수정일 2019-08-30 17:02 발행일 2019-08-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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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인연 이어가는 세 가족의 비결은
임병량기자
서울 사당동 순두부집에서 넉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 삼총사 부부.

요즘 시니어들은 나이 파괴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헬스장에 가보면 실버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체력단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젊은이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듯 보인다. 장수 시대의 특징은 50대와 60대, 70대와 80대의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순두붓집에 칠순의 세 가족이 모였다. 종업원은 세 가족을 쉽게 알아보고 자리를 안내했다. 세 가족은 10년 이상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모였다.

이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인생을 함께 해 온 죽마고우다. 어렵고 힘든 시대에도 보고 싶으면 만나고, 경조사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만났다. 80년도에는 어린이 가족까지 11명이 만났다. 지금은 칠순을 넘긴 삼총사 부부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죽마고우가 넉 달에 한 번씩 만난 지가 벌써 3년이 넘었다. 기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특급 기술사인 한 친구가 방글라데시에서 기간산업 총감독을 맡고부터 만나는 횟수가 뜸해졌다. 그곳에서는 4개월에 한 번씩 휴가를 나오기 때문이다. 나이 70대에도 일할 수 있다는 게 건강과 능력의 축복이다.

우리는 올해 100세인 김형석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처럼 자기 관리 잘해서 건강과 우아함을 지키며 아름답게 늙어가자고 다짐했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은 나보다는 남을 위한 일이 많아야 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노인의 고독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됐다. 핵가족이 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삼총사는 외로움과 불행이 닥쳤을 때 함께 슬퍼해 주고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즐거워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커다란 자산이다. 70년의 세월만큼 삶의 내공도 깊어지고 있다.

임병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