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WTO서 日 민낯 폭로…日은 끝내 대화 회피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19-07-25 16:59 수정일 2019-07-25 18:01 발행일 2019-07-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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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지적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드러내며 외교전을 펼쳤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정부 통상팀은 일본과 일대일 대화를 제안하며 압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수출규제가 ‘국가안보’를 위해 이뤄진 조치라고 되풀이하면서 끝내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한일 양국 외 발언한 회원국은 없었으며, 중재역을 기대했던 미국도 예상과 달리 침묵을 지켰다. 이에 정부가 일본의 ‘민낯’을 드러나게 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국제사회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사회 후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일본 대표에게 회의에서 양자대화를 제안했으나 반응이 없었다”며 “일본의 대화 거부는 일본이 스스로 한 행위를 직면할 용기도, 확신도 없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은 자국의 행동에 눈을 감고 있고, 피해자들의 절규에도 귀를 닫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향후 제소까지 갔을 때 미리 준비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구체적인 위반 조항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실장이 대화 상대로 지목한 일본 외무성의 야마기미 신고(山上信吾) 경제국장은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 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가 “국가안보 관점에서 취한 조치이며 WTO에서 의제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오후 회의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김 실장이 일본의 대화를 압박하면 이하라 대사가 반박하는 등 공방이 계속됐다.

회의 결과에 대해 로이터는 “한국이 WTO에서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반면 김 실장은 회의 중 다른 나라의 발언이 없었던 것은 한국정부에 대한 강한 지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일본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부각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