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도 ‘걱정 가득’ 화학업계, '그나마 나은' 합성고무·가성소다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19-07-03 15:37 수정일 2019-07-03 15:38 발행일 2019-07-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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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글로벌 시황 악화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비교적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합성고무와 가성소다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은 상대적으로 호재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은 올해 들어 수출이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지난 1일 발표한 6월 수출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31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4.5% 하락했다. 2·4분기 기준으로도 106억 달러에 그쳤다. 1분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전년 대비 수출 감소세는 10.3%였으나, 2분기에는 15.6%로 감소세가 급격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석유화학 업황이 날이 갈수록 부진해지는 것은 유가 하락과 고객들의 제품 구매 지연으로 따른 단가 하락이 큰 이유다. 실제로 2분기 기준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단가가 14.8% 가량 하락하면서 실제 수출액에도 큰 폭의 하락이 일어났다. 특히 수년간 가격 호조로 화학업계의 ‘효자’ 노릇을 했던 파라자일렌(PX) 등 주요 품목들의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주요 화학사들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합성고무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제품 가격 강세를 유지하며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재료인 부타디엔의 가격이 하락했으나 생산 제품의 판매가격이 유지되며 수익성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분기에도 14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 하락한 수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절반 이하로 실적이 고꾸라진 석유화학업계 타 기업들과 비교하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합성고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0%로 2012년 이후 7년 만에 분기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1분기 가격 하락으로 주춤했던 가성소다 역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성소다 최대 수입국이었던 인도가 지난해 말부터 가성소다에 대해 신규 수입인증절차(BIS)를 도입하면서 수입이 잠정 중단되자 물량이 동남아 시장에 몰리며 1분기 아시아 역내 공급과잉을 야기했으나, 2분기 들어 인도가 수입을 재개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성소다를 원재료로 생산하는 폴리염화비닐(PVC) 역시 동반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어, 해당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한화케미칼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