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또 찾아간' 박용만, "국민·기업 서서히 골병…정치권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어" 일침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9-06-17 16:19 수정일 2019-06-17 16:22 발행일 2019-06-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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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 등 여야 원내대표 만나 기업 투자 활성화 위한 규제개혁 재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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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사진) 회장이 17일 여야 원내대표들을 잇달아 만나 “최근 국민과 기업들이 서서히 ‘골병’에 들어가고 있다”고 호소하며, 반기업법안 자제와 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을 촉구했다. 국회와 정치권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장기화 여파 등 대내외적 경제리스크에다 ‘규제 허들’로 신사업 발굴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현실을 모른 척 하지 말아라 달라는 하소연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유성엽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대대표를 잇달아 예방한 자리에서 작심한 듯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처지에 있는 기업들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정말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이 같은 재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타협을 하자니 현실의 볼모가 되는 것 같고, 타협을 안 하자니 극복해야 하는 현실이 만만치 않은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우리 모두 인정해야 하고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살아가기의 팍팍함은 기업이나 국민들이나 모두가 마찬가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회장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서서히 골병이 들어 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치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올해 국회 처리된 법안 126건 가운데, 기업지원법안이 9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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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예방, 상의리포트를 전달하고 있다.(연합)

이어 그는 “한편으로는 현실이 내게 유리하면 유리한 고지를 잃을까 두렵고, 현실이 내게 불리하면 이 현실은 언제나 고쳐지나 답답할 수 밖에 없다”며 “정치가 기업과 국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붙들어 주셔야, 그래야 저희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 회장은 “이제 장소가 어디가 됐든, 주제가 무엇이든, 또 대화의 방식이 무엇이든,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하셔서 저희가 처한 경제 현실을 좀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회를 20여 차례 방문한 박용만 회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각각 대한상의서 제작한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속입법 과제’ 리포트를 전달하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및 규제개혁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