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류현진, FA 랭킹은 5위, 왜?… 1~4위 비교해 보니 ‘부상’ 우려 탓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6-07 10:41 수정일 2019-06-07 10:45 발행일 2019-06-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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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FA 랭킹 5위에 올라있는 류현진은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칠 경우 내년 FA 대박이 기대된다.혖연합뉴스.

완벽했던 5월에 이어 6월 첫 경기에서도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초특급 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류현진. 하지만 이런 역대급 활약에도 불구하고 내년 자유계약(FA) 랭킹은 5위에 그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7일(한국시간) 2019-2020 메이저리그 6월의 FA 랭킹을 발표했는데, 지난달까지 랭킹에 없던 류현진이 단숨에 5위로 진입했다. ‘5월의 투수상’ 수상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이 최근 51이닝 동안 딱 한 이닝에서만 실점을 허용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건 정말로 놀랄 만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또 “32세의 이 좌완은 평균자책점(1.35)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0.78)에서 리그 선두”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진/볼넷 비율도 14.2로 역시 리그 선두인데, 80이닝 동안 71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불과 5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며 “이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경탄했다.

류현진의 뒤에는 잭 휠러(뉴욕 메츠), 마르셀 오수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올 시즌에 관한 한, 류현진이 천하의 범가너보다 투자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공인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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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벌랜더와 함께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게릿 콜이 FA 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고 100마일에 이르는 포심 속구와 80마일 대 후반의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하지만 이런 특급 활약과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류현진 앞에는 4명의 이른바 ‘FA 대박 후보’들이 존재한다. CBS스포츠가 선정한 FA 랭킹 1위 선수는 휴스턴의 게릿 콜이다. 지난달 에 이어 연속 첫 손 꼽혔다.

저스틴 벌랜더와 함께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게릿 콜은 올해 대단히 인상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최고 100마일, 평균 96마일의 움직임 좋은 속구와 80마일 대 후반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이닝 당 1.5개 꼴로 삼진을 잡아내는 파이어볼러다. 올해 WHIP이 류현진과 비슷한 0.7~0.8 수준이다. 현재 연봉은 675만 달러로 다소 높지만, 30살 나이와 구위가 매력적이다.

FA 랭킹 2위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주전 3루수 앤서니 렌던이다. 지난달 마이애미전에서 당한 팔꿈치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지만, 부상 전까지 3할대 타율을 올리며 워싱턴의 공격을 선도하던 선수다. 시즌 두 자릿 수 홈런이 늘 가능하고 타점 능력도 공인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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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랭킹 2위 앤서니 렌던은 3할대 타율에 시즌 두 자릿 수 홈런이 늘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3위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다. 그는 지난 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통산 200홈런을 대려낸 강타자다. 2014년 23홈런으로 일찌감치 장타력을 인정받은 마르티네스는 2017년과 2018년에는 연속 40홈런을 기록하는 괴괴력을 발휘했다. 30대 초반의 물익은 관록에 꾸준히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4위는 한 때 류현진과 다저스에서 한 솥 밥을 먹었던 밀워키 브루어스의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이다. 쿠바 출신인 그는 리그의 대표적 공격형 포수다. 타율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매년 20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내는 꾸준함이 매력적이다. 특히 거포라는 이미지와 달리 타율 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이 말해주듯, 좋은 선구안도 가고 있다. 잔 부상이 약점으로 꼽힌다.

류현진보다 FA 대박 가능성이 높다는 1위에서 4위까지 선수들을 보면, 공통적인 강점이 ‘꾸준함’이다. 반면에 ‘부상’은 점수를 깎아먹는 요인이다. 류현진이 바로 이 두 항목에서 여전히 의구심을 넣고 있는 것이다.

CBS스포츠 역시 “류현진의 기량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잦은 부상 경력이 FA 대박 계약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그것이 류현진의 잠재적 수입에 삭감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4년 이후 한 시즌 최다 소화 이닝이 125이닝에 그쳤던 데다 어깨 수술과 사타구니 부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이 그의 내구성을 의심케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그런 평가를 내린 CBS스포츠 조차도 “류현진의 최근 활약은 환상적”이라고 추켜 세웠다. 지난 해 결혼과 함께 올 시즌 전 전속 피지컬 트레이너 영입으로 한층 건강한 몸을 만들고 돌아온 류현진으로선, 올 시즌 남은 기간 동안 부상에 대한 우려만 씻어낸다면 내년 초대형 FA 대박도 기대할 만 하다는 평이다.

CBS스포츠는 류현진에 대해 3년 계약에 연평균 1500만 달러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믿음직한 선발을 원하는 다른 팀들이 본격적으로 영입전에 나선다면 2000만 달러 이상의 대박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