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두께 3㎜ 연골이 무릎관절 100년 버티게 하는 원동력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19-05-30 16:11 수정일 2019-05-30 16:11 발행일 2019-05-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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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양성철 원장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양성철 원장

나들이 가기에도,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기에도 좋은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릎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이런 날씨가 오히려 고통스럽다. 보통 무릎통증은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을 하거나, 등산이나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발생한다.

무릎통증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될까. 근육통이나 가벼운 염좌는 자연히 회복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릎통증은 그렇지 않다. 무릎관절에선 혈액순환이 취약한 조직이 쉽게 손상되고, 질환이 질환을 부르는 악순환의 꼬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릎 전방십자인대나 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반월상연골판(물렁뼈)이 손상될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둥근 대퇴골과 평평한 경골이 만나 무릎관절을 이룰 때 바깥쪽에 생기는 빈 공간을 채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물렁뼈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이 발병하면 통증과 함께 무릎에 자주 물이 차면서 거둥이 불편해지며 무릎관절의 수명이 단축된다.

육체노동이나 운동을 하는 중 무릎에서 ‘뚝’소리가 들리면서 아프고, 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연골
정상적인 반월상연골판과 관절 연골(왼쪽), 관절연골이 없어져 뼈가 노출된 모습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병변을 촬영한 결과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됐다면 수술로 봉합해야 한다. 봉합 후 몇 주, 몇 개월이 지나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

파열된 반월상연골판을 제 때 봉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치료를 받은 뒤 통증이 나아졌다고 안심하다 통증이 재발해 다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잖다.

이들 환자는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가 휑하게 노출된 전형적인 퇴행성관절염일 확률이 높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양반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는 동작이 매우 고통스러워질 수 있다. 생업을 위한 육체노동이나 좋아하는 운동도 어려워진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되면 간단히 치료하기가 어렵다. 줄기세포치료, 연골재생술, 근위경골재생술(오다리교정술)등 비용이 들고 재활 기간이 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관절염 말기가 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노동이나 운동 중 발생한 무릎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자기공명영상(MRI)같은 정밀촬영을 받아보는 게 좋다. 현대 의학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질환은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면 발병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연골은 두께가 2~4㎜에 불과하지만 인체 관절을 100년 가까이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관절 연골의 마모를 막기 위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가볍게 생각하질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