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성적표 '삼성' 울고 '화웨이' 웃었지만…엇갈린 전망

백유진 기자
입력일 2019-05-26 12:31 수정일 2019-05-26 12:31 발행일 2019-05-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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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올해도 5G 기술력 과시…중국업체 5G폰 쏟아내
(연합)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각각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 여파로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동기 80억5700만 달러에서 124억79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600만 달러에서 6억7400만 달러로 3배 가량 늘었다.

이와 달리 올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192억7000만 달러, 영업이익 17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 31억16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렇듯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었다. 올 1분기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보다 3.8%p 낮은 17.9%였다. 이는 1년 만에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한 자리 수 내로 줄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화웨이 옥죄기가 계속되면 화웨이의 이같은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이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것은 삼성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 지위를 유지하려는 삼성전자에 구원의 손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사태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위협받아 온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만약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 등재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한다면 애플이나 샤오미 같은 경쟁자들이 삼성이 1위 자리를 위협하려면 한참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적수로 떠오른 만큼,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 삼성전자를 위협할 경쟁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해외 시장서 집중했던 유럽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매서웠던 삼성전자 추격전이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스마트폰 서비스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지원을 중단하면서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크롬 브라우저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3개월의 거래 금지 유예 기간을 뒀지만, 장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의 대항마로 점쳐졌던 ‘메이트X’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이미 영국에서는 이통사 보다폰이 메이트X의 사전예약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이통사 EE는 화웨이의 첫 5G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 출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백유진 기자 b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