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뼈에 생기는 암 ‘골육종’, 성장통 오인 쉬워

수원윌스기념병원 박태훈 원장
입력일 2019-05-13 16:14 수정일 2019-05-13 16:18 발행일 2019-05-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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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칼럼 사진

뼈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90% 이상이 양성종양인데 증상이 없어 평생 모르고 살다가 건강검진 중 X-레이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양성종양은 비교적 치료가 쉽지만 악성 골종양인 골육종은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예후도 나쁜 편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골육종’을 검색하면 쇼트트랙 노진규 선수, 배우 유아인 등의 연관검색어가 나온다. ‘천재 스케이터’로 기대를 받던 노진규 선수는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골육종을 진단받았고 2016년 2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유아인 씨는 이 질환으로 5차례 신체검사를 받은 뒤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전체 악성종양의 0.2% 정도를 차지하는 골육종은 전체 환자의 60%가 10대이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연간 1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팔, 다리, 골반 등 어느 뼈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긴뼈의 말단 부위에 생긴다.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부위는 무릎 주변이다.

골육종은 통증과 붓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붓고 아프며 열감이 동반된다. 뼈 깊숙이 통증이 느껴져 수면 중 깨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때 통증이 오래 지속되고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성장기 아이와 청소년은 골육종 증상을 성장통이나 운동 중 부상으로 가볍게 여겨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기 쉽다.

성장통은 골육종처럼 붓거나, 빨개지거나, 국소 부위를 눌렀을 때 아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무리하게 활동한 날, 늦은 오후, 잠자리에 들기 전에 통증이 느껴진다. 대퇴부(무릎 위부터 골반 아래) 앞, 종아리, 허벅지 등 관절보다는 근육통이 대부분이다. 뼈의 급속한 성장에 비해 근육 성장이 느리거나, 뼈가 자라면서 뼈를 둘러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면서 주위신경을 자극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육종 진단은 1차적으로 X-레이를 촬영하고 질환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실시한다.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는 필수다.

치료법은 암 발생 부위, 전이 유무,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골육종의 표준치료법은 수술 전 항암치료를 실시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사지구제술을 실시하고 이후 다시 항암치료에 들어간다. 사지구제술은 먼저 암이 퍼진 부위를 절제하고, 손실된 뼈와 연부조직을 재건해 팔·다리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골육종은 아직 명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이 어려운 실정이다. 골육종 증상이 의심되면 빠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는 게 최선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은 삼가야 한다.

수원윌스기념병원 박태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