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올해로 '스무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함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9-05-02 07:00 수정일 2019-05-02 07:00 발행일 2019-05-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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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74편의 영화 준비하고 관객들 선택 기다려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영화제로 우뚝 다채로운 행사 눈길
디오시네마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하나레이베이’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오시네마)

올해로 성인이 되는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늘(2일) 막을 올린다.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거리 일대와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24개 섹션에서 총 53개국 장편 200편과 단편 74편이 상영된다.

개막식은 배우 최원영과 한예리가 MC로 나서며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각본상을 받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가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폐막작은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 있던 한 인간이 갱생하는 구원의 이야기가 담긴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으로 정해졌다.

성숙기에 들어서는 영화제답게 포스터 전시, 토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계간 ‘그래픽’이 공동 주최하는 제5회 ‘100 Films 100 Posters’는 올해로 다섯 번째 진행되는 행사로 기획 단계부터 영화제와 디자인 신의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국내외 큰 관심을 받았다.

100명의 디자이너가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제작해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매해 한국의 디자인 신을 이끄는 그래픽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교감해 왔다. 과거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에서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팔복예술공장 C동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영화제사무국)

기존 영화와 다른 스타일의 작품들을 상영하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자랑으로 불리는 ‘시네마페스트’ 섹션에서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을 준비했다.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영화 ‘글로리아’의 리메이크작 ‘글로리아 벨’은 줄리안 무어의 연기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다. 운명처럼 나타난 남자 아놀드와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자 글로리아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화한 ‘하나레이 베이’도 관심작 중 하나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주인공이 슬픔과 위로가 공존하는 하나레이 해변을 배경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오가와 신지가 프로듀서로 나서 한국관객들의 감성을 또다시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워즈 아카이브’를 통해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8편의 스타워즈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백년 동안의 한국영화’ 섹션에서는 한국 영화사에서 귀한 가치를 지닌 20세기 영화들과 21세기 이후 제작된 영화 중 기발하고 의미있는 수작들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주년을 기념한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10일 오후 7시 전주 돔에서는 김경호 밴드, 알리, 소란, 자전거탄풍경, 소냐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3일부터 9일까지 영화의 거리에서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버스킹 인 전주’라는 이름으로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세이브더칠드런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며 아동의 권리와 트라우마를 대하는 어른의 자세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스페셜 토크는 3일 상영되는 영화 ‘쁘띠 아만다’ 상영 후 이어진다. 불의의 사고로 누나를 잃은 다비드와 남겨진 조카 아만다의 성장 영화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과 폭력이 남긴 상처를 보듬는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성경 프로그래머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은지,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함께한다.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다”라면서 “상영되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영화제의 시스템과 다양한 감독 그리고 변화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