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바그너 갈라’부터 정읍사 ‘달하, 비취시오라’까지…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4-30 00:11 수정일 2019-04-30 13:39 발행일 2019-04-29 99면
인쇄아이콘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자코모 푸치니 ‘나비부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Gosi Fan Tutte, 여자는 다 그래)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발퀴레' 1막 1부와 '파르지발' 3막 2부로 구성된 ‘바그너 갈라’, 한국 창작 오페라 ‘배비장전’, 정읍사 바탕으로 한  ‘달하, 비취시오라’까지
20190425OPe_Opera Fe press_08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사진제공=조직위원회)

“대중에 잘 알려진 오페라부터 창작, 바그나 갈라까지를 선보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오페라 단체들이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 자코모 푸치니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Gosi Fan Tutte, 여자는 다 그래) 익숙한 작품부터 좀체 접하기 힘든 ‘바그너 갈라’, 한국 창작 오페라 ‘배비장전’ ‘달하, 비취시오라’까지를 선보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83회를 공연해 23만명의 누적관객을 동원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1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글로리아오페라단 ‘사랑의 묘약’(5월 17~19일)을 시작으로 호남오페라단 ‘달하, 비취시오라’(5월 24~26일), 노블아트오페라단 ‘나비부인’(5월 31~6월 2일),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갈라’(6월 8~9일, 이상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그리고 더뮤즈오페라단 ‘배비장전’(5월 24~28일), 선이오페라앙상블 ‘코지 판 투테’(5월 31~6월 2일, 이상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을 무대에 올린다.

SHAO2019 Opera Fe poster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사진제공=조직위원회)

이소영 조직위원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모여야 성공한 축제”라며 “애호가와 대중들 모두가 오페라 접근 용이하도록 준비했다. 꾸준히 사랑받아온 야외 공연 ‘밖으로 나온 오페라’ ‘오페라 갈라콘서트’ 외에도 스타를 뽑는 ‘도전! 오페라스타’ 그리고 버스킹도 두 차례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서 눈여겨 볼 작품은 ‘바그너 갈라’와 ‘달하, 비취시오라’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바그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바그너 갈라’는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의 ‘발퀴레’ 1막 1부, ‘파르지팔’ 3막 2부를 마에스트로 로타 차그로섹,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베이스 연광철, 소프라노 에밀리 매기 등 글로벌 바그너 전문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장은 “2013년에 초연된 ‘파르지팔’은 바그너의 마지막 작품으로 본인 인생에 있어 구원에 관한 고백이 담겼다”며 “가장 인기 있는 작품과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작품으로 바그너의 정신세계와 예술세계를 총정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바그너 오페라의 핵심인 사운드의 정체성을 한국 오페라 관객도 인지해야한다고 생각해 과감히 연출을 포기하고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바그너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원과 거대 오케스트라(90~120명)가 필요한지를 비롯해 그의 예술세계를 제대로 인지할 수 있을 겁니다.”

‘달아, 비취시오라’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정읍사’를 토대로 한 작품으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여인의 이야기다. ‘녹두장군 전봉준’ ‘논개’, 판소리 5마당 중 ‘흥부와 놀부’ ‘춘향전’ ‘심청전’ 등을 선보이며 ‘창단 33년을 맞은 호남오페라단 작품으로 조장남 예술총감독은 “역사적 상상력 속에서 지역 특성, 전통적인 것을 충분하게 추출해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가장 극적인 부분에 여자주인공 월아와 판소리 가수가 합창하며 엔딩을 장식합니다. 관객들이 숨죽이며 박수도 못칠 정도로 깊은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지성호 작곡가는 “한국어를 살리자는 의지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4막에서 판소리와 국악기적인 요소를 수용했다. 시간적으로는 적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기다림의 미학이 가슴에 스며들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page000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공연될 작품들(사진제공=조직위원회)

소프라노 성악가이기도 한 이은선 선이오페라앙상블 단장은 ‘코지 판 투테’에 대해 “저도 도바벨라, 데스피나를 다 해봤는데 스토리 짜임새가 전혀 진부하지 않다. 이 작품의 장점은 6명의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라며 “이번에 선보이는 ‘코지 판 투테’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의 단점은 시간이 너무 길고 레치타티보(Recitativo, 대사전달에 중점을 둔 창법)가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이에 한국어 대사로 처리하고 진행상 빠져도 될 아리아와 스토리는 삭제했습니다. 등자인물 당 하나의 아리아만 부르게 재구성했어요. 원작에서는 60대 노인인 돈 알폰소를 여자 경험이 많은 양아치로 변주했죠.”

이소영 조직위원장은 보다 쉬운 오페라와 더불어 예술계 자정 노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10년을 한우물을 파면 뭐가 되도 된다는 말이 있다. 발전을 위해서는 예술계 자정 노력과 적폐 청산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지난 부폐를 털고 악습을 버려야 도약이 가능하죠. 저희 페스티벌은 매년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권고해왔죠. 10회부터는 자부담까지도 표준계약서를 적용해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단체에 패널티를 줄 예정입니다. 오페라는 물론 예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관행을 반드시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