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나들이 갈 때 ‘발목 삐끗’… 발목염좌 조심

박태훈 수원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입력일 2019-04-23 14:56 수정일 2019-04-23 15:16 발행일 2019-04-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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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 수원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

한바탕 꽃샘추위가 지나고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지역마다 튤립, 산수유, 철쭉 등 꽃 축제가 열리고 주말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많다.

‘나들이’라는 단어는 가벼운 느낌을 준다. 가볍게 혹은 멋지게 차려 입고 살짝 걷기만 하면 돼 부담감이 덜하다. 등산·축구·농구·자전거타기처럼 장비가 필요하거나, 힘이 들거나, 땀이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부담 없는 나들이도 조심해야 하는 게 흔히 ‘발목을 삐었다, 삐끗했다, 접질렸다’고 표현하는 발목염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발목염좌로 병원에 찾은 환자는 매년 3월 급증해 5월에 정점을 찍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깥활동을 활발히 하는 시기와 겹친다.

발목은 체중을 발바닥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부위지만 다른 신체 부위보다 얇고 운동 범위가 커 조심하지 않으면 쉽게 접질릴 수 있습니다. 족부질환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발목염좌는 발목이 비틀리면서 인대가 늘어나거나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파열된 상태를 의미한다.

발목은 전거비인대, 후거비인대, 종비인대 등 3개의 인대로 구성된다. 발목 안쪽 인대가 바깥쪽 인대보다 더 튼튼하고 두꺼워 상대적으로 얇은 바깥쪽 인대가 부상 확률이 높다. 발목 바깥쪽 인대 손상이 전체 발목염좌의 약 85%를 차지한다. 외부충격의 정도와 접질릴 때 발 모양에 따라 부분파열 또는 전체파열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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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좌는 증상에 따라 1~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고,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부기가 사라지면서 발목을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다. 이 단계에선 안정을 취하고 냉찜질을 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2단계는 인대 일부가 파열돼 발목이 붓고 피멍이 생기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3단계는 인대 전체가 파열돼 발목에서 ‘뚜둑’하는 소리가 나고 부축을 받아 일어나야 할 정도로 걷기가 어려워진다. 보통 2단계부터는 전문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한 번 접질린 발목의 인대가 약해지면 발목 불안정(ankle instability)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대가 약화돼 관절을 이루는 뼈와 뼈 사이를 잡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습관적으로 발목을 접질리게 된다. 이럴 경우 발목뼈끼리 충돌해 만성적인 연골 손상, 염증, 통증이 동반된다. 결국 보행 자세가 불안정해져 절뚝거리면서 걷게 되고, 발가락만 들어도 발목통증이 나타난다.

만성적인 발목염좌를 예방하려면 초기 대처로 안정(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올리기(Elevation)의 앞 글자를 딴 ‘RICE요법’을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

발목 부상이 발생하면 편안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얼음팩으로 손상 부위를 찜질해 부종을 가라앉힌다. 이후 붕대로 발목을 감아 압박하고 쿠션 위로 발을 들어 올려준다.

평소 발끝으로 서 있기, 발목 돌리기 등 발목운동을 꾸준히 해주고, 운동 전에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준비운동으로 발목을 풀어주는 게 좋다. 발목통증이 있을 때 파스나 소염제를 사용하면서 무작정 참는 환자가 많은데, 최소 2일에서 최대 7일까지 통증과 부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박태훈 수원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