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셀프 인테리어'하다 허리 나간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입력일 2019-04-16 07:00 수정일 2019-04-16 16:58 발행일 2019-04-16 18면
인쇄아이콘
[사진설명]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최근 워라밸, 소확행 등 문화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취향에 맞게 집을 직접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가 각광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셀프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인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벽지나 타일, 조명 등을 교체하는 것이 가장 대중적인 셀프 인테리어 방법이다. 시공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직접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집에 애착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포인트로 꼽힌다.

문제는 셀프 인테리어 과정에서 척추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가구와 소품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옮기다 보면 척추에 부담이 쌓여 근육통이나 염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물건을 들 때 허리에 전달되는 하중은 물건 무게의 10배 정도다. 척추가 견딜 수 있는 하중보다 큰 힘이 순간적으로 작용할 경우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해주는 추간판(디스크)이 손상돼 급성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 디스크내장증 등 척추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척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물건을 몸에 밀착시킨 상태에서 한 쪽 무릎을 땅에 대고 천천히 들어올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허리를 펴고 배와 다리 힘으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을 들고 이돌할 때에도 허리가 한쪽으로 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 꼿꼿하게 세우는 것이 좋다.

셀프 인테리어 이후 허리에 뻐근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에는 얼음주머니로 냉찜질을 해주면 붓기와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붓기가 빠진 이후에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온찜질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해 요통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통증에 차도가 없다면 속히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침, 약침,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 부상을 치료한다. 침 치료는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근육, 인대, 신경 등 손상된 조직 회복 속도를 높여준다. 막힌 경략을 소통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순수 한약재 성분을 추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은 염증제거에 탁월하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으로 힘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해 어긋난 뼈, 관절, 등의 위치를 바로잡아 신체 구조적 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 한방 수기요법이다. 통증 원인을 제거하고 틀어진 체형을 교정하는데 효과적이다. 추나요법은 지난 8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비용부담이 최대 50%까지 줄어들었다.

셀프 인테리어를 시작했다면 척추 보호요령을 꼭 숙지하고 작업 전후뿐만 아니라 중간중강 충분히 휴식하며 전신을 풀어주는 여유를 갖는 것을 잊지 말자.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대들보와 같다. 집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 하듯 시간과 노력을 들일수록 아름다워질 수 있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