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 결과, 제4교섭단체 탄생…한층복잡해진 여·야 관계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19-04-04 16:22 수정일 2019-04-04 18:12 발행일 2019-04-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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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공동교섭단체 꾸릴 기반 다져
야권, 기력 회복으로 여권 견제
여영국 '감사합니다'
경남 창원성산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병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

4·3 보궐선거 이후 여·야간 국정 운영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범여권에서는 또 하나의 교섭단체를 꾸릴 기반이 다져졌다면, 야권은 이번 선거로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 여권 견제를 본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정의당 당선자는 득표 4만2663표(45.75%)로 4만2159표(45.21%)를 얻은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정의당이 창원성산 지역을 차지하면서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정의당과 평화당이 공동교섭단체 지위를 다시 잡게 될 경우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평화당 등 4개의 당 체제로 운영된다.

정의당과 평화당은 앞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라는 교섭단체를 꾸린 바 있지만, 지난해 7월 고(故) 노회찬 의원 사망으로 1석이 줄어 약 9개월 동안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국회의원 의석수는 20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노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에서 여 후보가 승리하면서 정의당은 총 6석의 지역구를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민주평화당(14석)을 합치면 공동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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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교섭단체 정의-평화당이 추가됨에 따라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여 후보도 선거운동기간동안 평화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해 각종 개혁 입법을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공동교섭단체 복원을 통해 선거제 개혁을 비롯해 국회에서 발목 잡힌 민생·개혁입법 통과를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평화당은 공동교섭단체를 두고 일부 의원간 의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지위를 통해 국회 교섭단체 대표 회동 참여의 자격을 다시 되찾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정점식 '당선의 기쁨'
4·3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내외가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인사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 씨.(연합)

반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창원 선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통영·고성에서는 여유롭게 당선됐다. 그러면서 대여 공세의 명분을 쥐게 됐고, 또한 황 대표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4만7082표로 59.47%의 표를 차지했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만8490표로 35.99%의 표를 차지해 정 후보가 당선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4·3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이번 보선 결과는 잘못된 정책을 당장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정권 심판’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 “비록 두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국민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 민생을 챙기고 정책으로 싸워나간다면 내년 총선 결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4·3 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당 안팎에서 보수진영 개편 논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