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SK, 현대, 남양유업 손주들의 일탈…재벌가 3세들 꼬리문 ‘마약’ 관련 의혹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4-05 07:00 수정일 2019-04-06 11:59 발행일 2019-04-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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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Talk]SK그룹 창업주 손자 최모(31)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모(28)씨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알려진 황하나(31)씨 등 재벌가 손주들 ‘마약’ 관련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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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 최모(31)씨,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모(28)씨,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알려진 황하나(31)씨 등. 재벌가 손주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마약’ 관련 의혹에 휩쓸렸다.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씨는 과거 마약투약 혐의 수사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으로 구설에 휩싸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5년 1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마약 판매책 A씨와 함께 입건된 황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내사에 착수했다. 당시 황씨가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으며 2011년에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로 입건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황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에 취한 상태가 담긴 동영상과 지인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녹취록에서는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이랑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라고 친분을 과시하기도 해 당시 경찰 고위층 유착 여부 등까지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수사 결과 황씨는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의해 체포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황하나씨를 고인이 되신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 지어 보도해 회사의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및 그 가족들까지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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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SK그룹의 손자 최씨가 변종 액상 마약 구매·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반성하는 차원에서 불출석” 의사를 알렸고 3일 구속됐다.

그의 마약 구매·투약 사실은 지난달 구속돼 수사를 받던 마약 공급책 이모(27)씨의 진술로 밝혀졌다. 더불어 이모씨의 진술로 현대가의 정모씨도 수사대상에 올랐다. 정모씨는 현재 해외 체류 중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정모씨에 대한 수사로 그의 여동생(27), 또 다른 현대가 3세(34)의 과거 대마초 흡입이 알려지는가 하면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모(33)씨의 마약투약 혐의도 새로 불거졌다.

최근 불거지는 재벌가 3세들의 마약 구입·투약에 대해 이재경 변호사·건대교수는 “각종 마약류는 중독성이 심하므로 투약자의 건강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환각 상태에서 성폭행, 난폭운전 등 ‘2차 범죄’까지 유발한다”며 “사회안전 및 기강확립 차원에서 일부 부유층, 특권층의 마약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법적 소견을 밝혔다. 이어 “버닝썬 사태로 사회적 파장과 국민적인 분노가 더 커졌으므로 재벌가 자녀들의 마약복용에 대한 부실수사 및 특혜 제공 의혹은 수사당국의 명운을 걸고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