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아이의 '숨겨진 키'를 위해 척추를 쉬게 하자

수원윌스기념병원 김준영 원장
입력일 2019-03-13 11:06 수정일 2019-03-13 11:12 발행일 2019-03-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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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윌스기념병원 김준영 원장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이만큼 자라 뿌듯하다’, ‘대견하다’,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다’ 등의 생각을 한다.

식생활과 생활습관 변화로 아이들의 평균 키가 상승했다. 2016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평균키는 173.5㎝, 여학생 평균키는 160.9㎝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평균 152.1㎝, 여학생은 152.3㎝로 10년 전보다 각각 2.1㎝와 1.3㎝ 늘었다.

아이들은 만 2세부터 매년 5~7㎝씩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성장한다. 성장판은 사춘기 때 급속히 성장하다가 사춘기를 지나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 닫히고 다시는 열리지 않는다. 보통 남자아이는 17세, 여자아이는 15세 정도에 성장판이 닫힌다. 단, 성장판이 닫혔다고 키가 전혀 자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성장이 느린 아이는 생활습관을 바꿔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는 것만으로도 키가 더 클 수 있다.

척추검사로 숨겨진 키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잘못된 자세로 척추가 휘어지면 실제 키보다 작아 보일 수 있다. 척추의 휘어진 정도를 X-레이로 확인하고 자세를 교정하면 숨어있던 키를 찾아내는 데 도움된다.

아이의 자세를 바르게 교정하려면 부모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학교와 학원을 옮겨 다니고,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척추는 쉽게 피곤해진다. 척추가 쉬지 못하면 몸에 피로가 쌓이고, 피로는 공부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 된다. 누워 있는 것보다는 걷거나 뛰어노는 게 척추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방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모양이 예쁘다고 고르는 것은 옳지 않다. 가방의 무게는 아이 체중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가방을 멜 때 무게중심이 등과 엉덩이의 경계선에서 5㎝ 위, 즉 요추3번에 해당되는 자리에 위치하는 게 좋다. 초등학생 상당수가 책가방을 등과 엉덩이 경계에서 10㎝ 이상 내려오게 메는데,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 요추 굴곡이 변형될 수 있다.

아이에게 맞는 책상과 의자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책상 높이는 책상 앞에 앉아 팔을 내렸을 때 팔꿈치보다 높고 어깨보다 낮아야 한다. 책상 밑에는 발 받침대를 놓아 발을 올려놓거나 다리를 펼 수 있게 한다. 이는 아이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데 도움된다.

의자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등받이가 단단하며, 팔걸이가 있는 제품이 적합하다. 아이 체격보다 큰 의자는 자세를 나쁘게 할 수도 있다.

의자에 앉을 땐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 넣고 등은 등받이에, 목은 목 받침대에 기댄 자세가 좋다. 척추에 무리가 덜 가는 등받이 각도는 120도다. 허리 받침대는 등뼈와 허리뼈가 만나는 지점인 흉추 11번과 요추 2번 사이를 받쳐줄 수 있도록 등받이 중간이 볼록하게 나와 있는 게 좋다.

수원윌스기념병원 김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