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방용훈 아내 故이미란 죽음 재조명…“4개월간 지하실 감금·폭행”

김지은 기자
입력일 2019-03-06 09:55 수정일 2019-03-06 09:55 발행일 2019-03-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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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PD수첩’)

MBC ‘PD수첩’이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 이미란 씨의 죽음을 추적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방용훈 사장의 부인 이미란 씨가 세상을 떠나기 전 친오빠 이승철 씨에게 보낸 음성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음성메시지에는 “어떻게든지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씨는 2016년 9월 1일 새벽 한강에서 투신자살했다. 유서에서 그녀는 “제 시도가 실패해 살아남을 경우 방용훈이란 남편이 어떤 가혹행위를 뒤에서 할지 죽기로 결심한 두려움보다 그게 더 무섭습니다”고 적었다. 이씨가 사망하기 전 4개월 간 자택 지하실에서 지냈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씨가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 이유에는 자녀들의 폭행도 있었다. 이 씨의 자녀들은 집을 떠나지 않겠다는 어머니를 강제로 구급차에 태워 보냈다. 강제로 병원에 실려 가던 이 씨는 기지를 발휘해 구급차를 친정집으로 돌렸지만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에서 이 씨는 온 몸이 멍투성이였고 옷은 찢어져 있었다.

이씨의 죽음을 통해 충격적인 결혼생활이 드러났지만 수사기관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의 큰 딸과 큰 아들을 공동존속상해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보다 형량이 가벼운 강요죄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또 이씨의 사망 이후인 2016년 11월 1일 방용훈 사장과 그의 아들이 고인의 친언니 집으로 찾아가 얼음도끼와 돌을 들고 행패를 부린 것에 대해서도 용산경찰서는 방용훈 사장에게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사건 처리 과정에 의구심을 표했다. 경찰 출신 변호사는 CCTV 화면을 보고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부친이 흥분해서 배달통을 발로 차고 아들이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출신 변호사는 “방용훈이 누군지 다 아는데 사건을 아무한테나 주지 않는다. 과장 팀장들이 누가 관련된 어떤 사건이니까 네가 조사하라고 지정해준다”며 외압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지은 기자 sooy0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