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르상티망(ressentiment)

브릿지경제 기자
입력일 2019-02-21 15:10 수정일 2020-03-25 18:26 발행일 2019-0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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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상티망(ressentiment)은 약한 처지에 놓인 사람이 강한 자에게 품는 질투나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을 말한다. 독일 철학자 니체가 주창한 개념으로, 일반적 용어로는 쉽게 말해 ‘시기심’이다. 하지만 니체는 시기심에 까지 이르지 않는 우리의 일상적 감정이나 행동까지 포함된 조금 더 넓은 개념으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 특히 르상티망을 품은 사람들이 대부분 그 사태나 상황을 용기 있게 벗어나려 노력하기 보다는 쉽게 포기한다는 사실을 통찰력 있게 발견했다.

대부분의 르상티망 보유자들은 광의의 시기심 근원이 되는 자신의 인식 기준을 바꾸거나, 정반대의 가치판단을 스스로 받아들여 자기의 열악함에서 애써 벗어나려 한다고 그는 파악했다. 나무 위에 매달린 먹음직스런 포도를 공략하려다 실패한 여우의 우화가 비근한 사례다. 포도 획득에 실패한 여우는 자산의 한계를 포장하려 애써 이렇게 마음 먹는다. “저 포도는 먹어 보나마나 신 맛일 것”이라고. 현대를 사는 소시민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경험했을 법한 자기 위안 혹은 자기 포기의 방어기재가 곧 르상티망인 셈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