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된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도전… 한국, 카타르에 0-1패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1-26 17:30 수정일 2019-01-26 18:27 발행일 2019-01-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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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퇴장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연합)

한국 축구가 카타르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해, 59년만의 우승도전이 물거품됐다.

이로써 조별리그를 포함해 16강까지 4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준결승 길목에서 탈락했다. 한국의 8강 탈락은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이어왔던 무패 행진을 11경기(7승 4무)에서 마감했다.

한국으로선 카타르를 상대로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원톱으로 나선 한국은 사타구니가 좋지 않은 황희찬(함부르크)이 빠진 오른쪽 날개에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세웠다.

황인범(대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기고, 황인범이 섰던 중앙 미드필더로 주세종(아산)이 처음 선발 출장했다. 이에 맞선 카타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7골을 몰아친 알모에즈 알리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과 카타르(93위)는 경기 초반에는 신중한 탐색전을 펼쳤다.

카타르는 스리백 수비라인에 좌우 윙백이 내려오면 다섯 명이 늘어서는 밀집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한국은 카타르의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고, 지루한 0-0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 16분 카타르 리그에서 뛰는 정우영(알사드)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위협적인 순간을 만들지 못했다.

카타르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나섰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한국 역시 60% 이상의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해 경기는 지루하게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 63%-37%로 앞섰지만, 슈팅 5개 중 유효 슈팅은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카타르는 후반 들어 공격 숫자를 늘려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은 이 틈을 노려 후반 3분 후방 롱패스에 이은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12분에는 왼쪽 측면 깊숙이 돌파한 김진수(전북)의 크로스가 골키퍼 펀칭으로 흘러나오자 이청용(보훔)이 발을 갖다 댔지만 이마저 살짝 빗맞았다.

한국은 후반 27분 이용의 패스에 넘겨받은 손흥민이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1분 후 황인범을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31분 오른쪽 프리킥 기회를 얻은 한국은 김진수가 수비벽을 넘기는 절묘한 왼발슛을 때렸지만, 공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맞고 나갔다.

선제골을 뽑지 못한 채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던 경기는 카타르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며 한 순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카타르의 공격 상황에서 아크 정면에서 한국의 공간이 열리자 압델아지즈 하팀이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정우영의 가랑이 사이를 통과해 한국의 오른쪽 골문을 꿰뚫었다.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가 몸을 던졌지만 이미 공이 골망을 흔든 뒤였다.

한국은 2분 후 역습 기회에서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오른발을 갖다 대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비디오판독(VAR)에서도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주세종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을 빼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투입해 만회 골을 노렸지만 끝내 카타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