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공격적 M&A 시동…금융지주 경쟁 치열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19-01-21 17:03 수정일 2019-01-21 17:04 발행일 2019-01-22 13면
인쇄아이콘
손태승, 자산운용·부동산신탁·증권 인수 의지
1등 향한 신한금융·KB금융 질주 가속화 전망
인사말 하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YONHAP NO-3048>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우리금융그룹 출범으로 5대 지주체제가 갖춰졌다. 5대 지주 간 인수합병(M&A)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4년2개월 만에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1등 금융그룹이란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적극적인 M&A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2~3년 내 1등으로 올라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이 M&A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뒤쳐져 있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손 회장은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다소 규모가 작은 분야를 우선으로 M&A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부문은 증권이다. 어느 증권사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리딩 금융그룹 탈환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증권사를 만약 올해 인수 못 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규모가 있는 증권사를 품겠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과거 매각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 적 있는 삼성증권도 가능성 있는 매물로 꼽힌다. 양사는 우리은행과 복합점포를 내며 손발을 맞춘 전력도 있다.

우리금융이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한 뒤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우리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다른 금융그룹들도 긴장태세다.

이미 KB금융과 신한금융 사이에는 팽팽한 경쟁구도가 자리 잡은 상태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연달아 인수하며 1위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32조3000억원을 더하면 자산규모가 490조원으로 늘어나 KB금융을 넘어서게 된다.

당기순이익도 곧 앞지를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2651억원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순이익 차이인 2254억원보다 크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자본확충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하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다.

KB금융도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지키기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KB금융은 생명보험사 인수에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매물이 없는 만큼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