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족저근막염, 굽 없는 플랫슈즈·하이힐 피해야… 굽은 3㎝가 적당

수원 윌스기념병원 박태훈 원장
입력일 2019-01-17 15:00 수정일 2019-01-17 15:01 발행일 2019-01-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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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사진

김모 씨(36·여)는 여성 고객이 주를 이루는 면세점에서 근무한다. 평소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탓에 업무 시작부터 끝까지 하이힐을 신다보니 오후가 되면 발바닥의 피로가 극심해지면서 욱신거리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나타났다. 얼마 전 침대에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극심한 발바닥 통증이 느껴지자 병원을 찾았고 족저근막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족저근막염 환자의 수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은 50~59세이며, 여성 환자의 내원일 수가 남성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가지를 낸 모양으로 발가락 밑에 붙은 강하고 두꺼운 섬유띠다. 주로 발의 아치 형태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줘 원활한 보행을 가능케 한다.

족저근막염은 잘못된 생활습관, 과도한 발 사용, 높거나 낮은 딱딱한 신발 착용 등으로 이 부위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나타난다. 가장 뚜렷한 증상은 아침에 일어난 후 첫 발을 디딜 때 통증이 강하게 나타난다. 밤 사이 수축됐던 족저근막이 첫 발을 내디딜 때 갑자기 펴지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발을 사용하면 통증이 점차 줄어드는 게 특징이다.

통증은 족저근막 방향을 따라 발바닥에 전반적으로 발생하며, 발뒤꿈치뼈 부위를 누르면 찌릿한 압통점이 생긴다.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치료에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불가피하게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치료는 발바닥 및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약물치료, 운동치료, 보조기, 체외충격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요법을 먼저 실시한다. 6개월 이상의 보존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근막절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근막절개술은 염증이 발생한 근막을 절개해 근육의 압력을 해소시키고 신경 및 조직의 손상을 막는 치료법이다. 족저근막염 환자의 5~10%에만 적용되고 있다.

최근 도입된 내시경 이용 최소절개 족저근막절개술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흔히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려면 플랫슈즈나 슬리퍼를 신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굽이 낮거나 거의 없는 딱딱한 신발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으면 발이 지면과 마찰할 때 생기는 충격이 그대로 발바닥에 전달돼 발바닥 안쪽의 인대가 손상되면서 족저근막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굽 높이가 3㎝ 정도이면서 쿠션감이 있고 충격이 잘 흡수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게 좋다. 더불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과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박태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