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손흥민” … 혹사 논란 일축하며 중국전 2골 모두 기여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1-17 11:02 수정일 2019-01-17 11:03 발행일 2019-01-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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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주의보<YONHAP NO-0826>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후반 손흥민이 수비수를 따돌리고 있다.연합뉴스.

토트넘의 손흥민이 자신의 이름 값을 제대로 했다. 장기간의 여로에 지칠 법도 했으나 월드 클래스 다운 탁월한 경기력으로 중국전 2-0 완승을 이끌었다.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중국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 내내 쉼 없이 뛰며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업 시켰다.

손흥민은 특유의 이타적 플레이로 선수들을 도왔다. 상대팀 수비수들을 자신에게 몰리도록 유도하며 중국팀 공간을 넓혔다. 전반 12분 김문환의 오른쪽 측면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수 반칙을 유도한 것은 그의 영민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이 득점 기회를 동료 황의조에게 양보했고, 황의조는 침착하고 강력한 슛은 상대 그물망을 흔들었다. 중국팀의 공한증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손흥민은 후반 6분 김민재의 두번째 골도 도왔다. 오른쪽에서 김민재의 머리로 정확히 크로스를 올려 멋진 헤딩골을 만들어 냈다. 후반 30분 경에는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황희찬에게 멋진 전진 패스를 찔러주어 중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지치지 않은 밝은 모습으로 팀 승리를 자축했다. 일각의 혹사 논란에 대해서도 “경기에서 승리하면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쿨 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오늘 승리했으니 이제 많이 쉬면서 회복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부였다. 한국팀은 이날 승리로 조 1위를 차지해 5일 동안 꿀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16강전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 잘 휴식할 예정이다. 먼 곳을 보기보다 주어진 위치에서 집중하겠다”며 팀 캡틴 다운 의연함을 보였다.

손흥민의 아시안컵 활약을 반기면서도 가장 애석해 하는 사람들은 토트넘 구단과 팬들이다. 주포인 헤리 케인이 몇 주 동안 부상으로 결장하데 되면서 그만큼 손흥민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팬들은 손흥민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손흥민이 부상 없이 복귀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손흥민이 지난 해 러시아월드컵 출전과 아시안게임 투입으로 토트넘에서 활약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데다, 피로 누적으로 팀 복귀 후 한 동안 슬럼플를 겪었던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월드 스타다운 여유가 넘쳤다. 중국에 지면 조 2위로 밀려 중동의 강호 혹은 일본과 힘든 경기를 펼쳐야 하는 팀 사정을 십분 이해하고 캡틴 다운 책임감으로 중국전 선발을 자처했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했다.

손흥민이 골을 넣지 않아도, 그가 있는 것 자체로도 상대팀은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었을 만큼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최고의 수훈 감이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