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주춤’…은행 주택대출 증가세는 ‘껑충’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19-01-10 12:46 수정일 2019-01-10 17:05 발행일 2019-01-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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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가계대출 증가폭 4년만 최소…제2금융권 대출 위축 영향
12월 가계대출 5조4000억원 증가, 주담대 4조9000억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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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해 약 7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은 1년 전보다 둔화했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가팔라졌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10일 내놓은 ‘2018년 12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 동월보다 5000억원 커졌고, 전월(2018년 11월) 대비 1조5000억원 축소했다.

12월까지 1년치를 합산하면 지난해 가계대출은 75조1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17년과 비교해 15조4000억원 감소했다. 2014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2017년 31조7000억원이던 제2금융권(보험·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14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위축된 결과다.

다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017년 5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60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잔액은 827조6000억원이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37조2000억원에서 37조8000억원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21조6000억원에서 2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9·13 부동산 대책’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앞두고 집값이 급등한 데다 장기화한 저금리가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9·13 대책 전까지 대출 증가세가 작년과 비슷했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이 늘어 전체적으로는 전년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보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월 7조8000억원, 11월 6조7000억원에서 12월 5조4000억원으로 꺾였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만 보면 지난달에만 4조9000억원 증가, 2016년 11월(6조1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단일 단지로 역대 최대 규모인 ‘송파 헬리오시티’ 등 부동산 시장 활황기의 분양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며 잔금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수기인 지난달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측면도 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2만9000호),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1만1000호)는 11월과 비슷하거나 많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대출이 10월말부터 은행 재원으로 전환하면서 정책자금 계정이 아닌 은행 전세대출로 잡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단지 입주에 따른 잔금 대출과 정책자금 고갈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00억원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제2금융권은 지난달에도 가계대출이 줄었다. 지난달 증가폭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000억원, 전월 대비 1000억원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잔액이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2금융권에 대한 DSR 확대 시행,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 도입 등으로 올해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