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총파업 파장…사측 “2차 파업 전 협상 총력”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19-01-08 16:31 수정일 2019-01-08 18:00 발행일 2019-01-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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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약 9000명 파업참여, 2차 파업규모 더 커질 듯
금융당국, 컨틴전시 플랜 가동…위기관리협의회 개최
'창구 직원은 어디에'<YONHAP NO-2818>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간 8일 서울 시내의 한 거점점포를 찾은 한 시민이 ‘상담/부재중’ 안내가 표시된 창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19년 만의 총파업으로 파장을 일으킨 KB국민은행 1차 파업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추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선 만큼 ‘리딩뱅크’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조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1차 총파업을 종료했다. 은행 영업시간 종료를 네 시간 앞두고 정오께부터 호남·영남 등 이동 거리가 먼 지방 조합원부터 해산했고, 서울·경기지역 조합원도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마무리 발언을 기점으로 귀가했다. 9일부터는 조합원 전원이 정상 출근한다.

이날 파업은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었지만 그간 피, 땀으로 일궈온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스스로 허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조합원 포함 직원 1만6709명(지난해 9월 말 기준) 가운데 약 9000명(노조 집계)이 파업에 동참한 만큼 점포 대부분이 제 기능을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은행 측은 5400여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주택구입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수출입·기업 금융 등의 업무는 거점점포로 안내했다. 국민은행의 전체 점포 수는 1057곳이며, 이 가운데 거점점포로 운영된 곳은 서울 145개, 수도권 126개, 지방 140개 등 총 411곳이었다.

업무마비는 영업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국민은행 전 직원이 부서 상관없이 영업점에 긴급 파견됐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금융당국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은행 파업과 관련한 확대 위기관리협의회를 열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은행은 국민경제의 핵심 인프라다. 파업은 국가적 손실을 가져온다”며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시간까지 24시간 매일 교섭할 의사가 있다”며 “중노위 사후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7일처럼 노조가 사측과 집중교섭하는 방법 혹은 한국노총이나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이 중재자로 나서는 방법 등 여러 교섭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도 협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총파업 이후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차 파업이 설 연휴 직전인 만큼 사전협상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노사갈등의 핵심 쟁점을 성과급이 아닌 페이밴드(호봉상한제)와 최하단 직급인 ‘L0’직원 처우 개선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차 파업을 할 계획이며, 이날 포함 3월 말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파업할 예정이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